전문가 칼럼Legal Insights

2026-07-14

투기과열지구 내 조합원 지위 이전 규제의 문제점

1. 문제의 제기=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은 노후·불량건축물이 밀집한 지역을 계획적으로 정비하여 도심 환경을 개선하고 주거 생활의 질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정비사업 구역은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투기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정부는 주택법에 따라 투기 성행 우려가 높은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해당 지역 내 정비사업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규제 장치가 바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이다. 도시정비법 제39조제2항에 따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 내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후,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인가 후 정비사업 구역 내 부동산을 양수한 자의 조합원 자격 취득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이는 단기 투기 수요를 차단하여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입법 취지를 지닌다. 그러나 이와 같은 획일적인 규제는 투기 목적이 없는 실수요자의 거래까지 과도하게 제한하여 재산권 행사를 제약하고 결과적으로 정비사업 구역 내 부동산 시장의 경직을 초래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 현장에서 마주하는 현실적 고충 상황=현행 규정은 법 문언을 엄격하게 해석·적용하는 과정에서 투기 의도가 없는 소유자들의 재산권 행사를 지나치게 제약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로 인해 법률 자문 현장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분쟁과 고충을 마주하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공동 상속’에 따른 문제이다. 부모의 사망으로 투기과열지구 내 주택을 여러 형제가 공동 상속받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상속 자체는 지위 승계가 가능하지만 상속세 재원 마련 등을 위해 해당 주택을 제3자에게 매각하려 할 때 법적 걸림돌이 발생한다. 양수인에게 온전한 조합원 지위가 승계되려면 상속인 중 일부가 다주택 요건에 걸릴 경우 사실상 매각이 불가능해져 재산권 행사에 큰 제약을 받게 된다.

비자발적 사유로 인한 다주택자의 사정 역시 제도적으로 구제받기 어렵다. 재건축 대상 주택 외에 다른 주택을 소유한 1세대2주택자가 재건축 주택을 처분하려 할 때, 법원은 양도 시점에 오직 1세대1주택자 요건을 충족했는지만을 기계적으로 심사하는 경향이 있다. 해당 주택을 상속 등 불가피한 사유로 취득했다는 구체적 정황은 고려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기존의 다른 주택을 먼저 처분하지 않고서는 주거지를 이전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외에도 한 사업구역 내에 아파트와 상가 등 여러 부동산을 소유한 다물권자가 이 중 일부만 처분하기 어려운 점 등 법의 문언과 역동적인 현실 사이의 간극은 지속해서 확인되고 있다.

3. 규제와 활성화의 균형점을 찾아서=투기과열지구 내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은 투기 억제라는 단기적인 정책 목표 달성에는 기여했으나 시장의 정상적인 거래 메커니즘을 위축시키는 한계를 보였다. 실직, 사업 실패 등 불가피한 사유로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소유자들은 매수자를 찾지 못해 경제적 곤경에 처하게 되며 신규 진입 장벽이 높아짐에 따라 정비구역 내 동력도 약화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도심 내 신규 주택 공급을 촉진하여 주거 안정을 도모하려는 도시정비법의 본래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현행 제도의 경직성을 완화하고 시장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제도적 보완점을 고민해 본다.

첫째, 투기과열지구 지정만으로 지위 승계를 전면 차단하기보다 일정 기간 내 양도를 허용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투기과열지구 지정 후 특정 기간 내의 거래에 한해 양수인의 조합원 지위를 인정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기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투기 세력은 유입을 차단하면서도 실수요자(비조합원)의 진입 여지를 열어주어 시장 거래를 활성화하는 완충 장치가 될 수 있다.

둘째, 양도인 중심의 제한 규정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양수인의 자격을 정밀하게 심사하는 방향으로의 제도 개선도 고려해봄 직하다. 현행 1세대1주택 예외 요건(10년 소유, 5년 거주)은 그 기준이 다소 엄격하며 실거주 주택 외에 장기전세임대 등으로 묶여 처분이 불가능한 주택을 소유한 경우 등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부족하다. 규제의 초점을 매수자에게 맞추어 양수인이 해당 지역에 장기 거주할 목적을 지닌 무주택자이거나 처분 조건부 1주택자임을 소명할 경우 지위 승계를 허용하되, 승계 후 일정 기간 전매를 제한하는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다.

투기 억제라는 공익적 목표와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 보호라는 사익의 가치는 결코 양립 불가능한 평행선은 아닐 것이다. 시장의 순기능을 제약하는 획일적인 규제 방식에서 벗어나 실수요자의 진입은 허용하면서 투기 세력 유입만을 정교하게 차단하는 유연한 정책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출처 : 위클리한국주택경제신문(https://www.ar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