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Legal Insights
종중 회장에게 대표권이 없다면 종중땅 매매계약은 무효일까
[법무법인 현 부동산·종중전문변호사 김용일]
종중 소유 토지를 매수할 때 매수인은 통상 종중 회장이나 대표자로 나선 사람과 매매계약을 체결합니다.
그런데 계약을 체결하고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한 뒤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는데, 나중에 그 사람을 종중 회장으로 선임한 총회결의가 무효로 확정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실제 판례에서도 종중 대표자로 활동하던 사람이 종중 토지를 매도한 후 그 사람을 회장으로 선임한 총회결의의 효력이 부정되면서 토지 매매계약의 효력까지 문제가 되었습니다.
종중 부동산 매매에서 대표권이 중요한 이유
종중은 자연인과 달리 대표자를 통해 계약을 체결하고 재산을 관리합니다.
따라서 종중 소유 부동산을 매도하려면 계약을 체결하는 사람이 종중을 적법하게 대표할 권한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오랫동안 회장으로 활동했다거나 종중 통장과 서류를 관리하면서 실제 업무를 처리해 왔다는 사실만으로 그 사람이 한 모든 법률행위가 당연히 유효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자 선임 자체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면 그 사람이 종중 명의로 체결한 부동산 매매계약의 효력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회장 선임결의가 무효라면 매매계약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 판례에서는 종중 회장을 선임한 총회결의에 관하여 무효확인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해당 대표자는 자신의 직무집행을 정지하는 가처분 결정이 내려지기 직전에 종중을 대표하여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원심은 그 사람과 관련 이사들을 적법한 대표자나 임원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고, 그들이 종중 토지를 처분하기 위해 한 의사결정과 매매계약의 효력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매수인은 이에 불복했지만 이 부분에 관한 상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원심의 결론은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종중 회장이라는 명칭만 믿어서는 부족하다
종중 부동산 거래에서는 계약서에 종중 대표자의 직인이 찍혀 있고 그 사람이 실제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종중규약상 대표자 선출방법을 준수했는지, 적법한 소집권자가 총회를 소집했는지, 필요한 종중원들에게 적법하게 소집통지를 했는지, 대표자의 임기는 유효한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대표자 지위를 둘러싼 총회결의무효소송이나 직무집행정지가처분 등이 진행되고 있다면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김용일 변호사의 실무 포인트
종중 부동산 매매에서는 “현재 누가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가”보다 “그 사람이 어떤 절차를 거쳐 적법한 대표자로 선임되었는가”가 중요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표권과 별개로 종중규약상 부동산 처분에 필요한 총회결의 등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하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더라도 대표권의 기초가 무너지면 매매계약과 등기의 효력이 다시 문제될 수 있으므로, 종중땅을 매수할 때에는 계약 전에 대표권과 내부 처분절차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