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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2

문중땅을 종원 명의로 특별조치법 등기했는데, 명의신탁 해지로 되찾을 수 있을까

[법무법인 현 부동산·종중전문변호사 김용일]

 

오래된 문중땅을 확인하다 보면 등기부상 소유자가 문중이 아니라 종원 개인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과거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종원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나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진 경우, 현재 등기명의자나 그 상속인들이 “특별조치법으로 등기했으므로 개인 소유가 확실하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특별조치법에 따른 등기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문중은 명의신탁을 주장할 수 없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특별조치법에 따른 등기의 추정력과 문중이 주장하는 명의신탁관계는 구별해서 살펴봐야 합니다.

 

특별조치법으로 등기했다고 명의신탁소송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특별조치법에 따라 마쳐진 등기에는 일반적인 등기보다 강한 추정력이 인정됩니다. 따라서 아무런 근거 없이 등기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하여 쉽게 말소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문중이 “특별조치법에 의한 등기 자체가 허위이므로 무효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당시 문중땅을 종원에게 명의신탁하여 그 종원 명의로 등기한 것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성격이 다릅니다.

명의신탁의 경우에는 종원 명의의 등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면서, 실제 소유관계는 문중과 종원 사이의 명의신탁관계에 기초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특별조치법에 따라 등기가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문중의 명의신탁 해지 및 소유권이전등기청구가 당연히 배척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별조치법에도 불구하고, 문중은 명의신탁을 입증하여, 명의신탁해지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문중이 명의신탁을 입증할 수 있는가

 

다만 특별조치법 등기라는 이유로 명의신탁소송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과 실제 소송에서 문중이 승소할 수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등기명의자는 일단 소유자로 추정되므로, 해당 토지가 실제 문중재산이고 종원에게 명의만 맡겨 등기했다는 사실은 원칙적으로 문중 측에서 입증해야 합니다.

오래된 문중땅의 경우 명의신탁계약서가 존재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따라서 여러 간접사실을 종합하여 명의신탁관계를 입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토지를 최초로 취득한 자금의 출처, 종원 개인이 취득할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지, 문중이 토지를 계속 관리·사용해 왔는지, 재산세 등 비용을 누가 부담했는지, 임대수익이나 보상금을 누가 관리했는지 등이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문중 회의록이나 재산대장, 족보, 제사 및 분묘 관리자료, 과거 종원들의 진술 등도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부동산실명법 때문에 문중 명의신탁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닐까

 

현재 부동산실명법은 명의신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종중에 대해서는 별도의 특례를 두고 있습니다.

종중이 보유한 부동산을 종원 등 다른 사람 명의로 등기한 경우, 조세포탈, 강제집행 면탈 또는 법령상 제한 회피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명의신탁을 유효라고 보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쉽게 말씀드리면, 증시조의 후손을 모두 종중원으로 하는 고유한 의미의 종중이라면 명의신탁이 유효가 되어 명의신탁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고, 증시조의 후손이기만 하면 모두 종중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종중원의 범위를 한정해 놓은 종중유사단체라고 하면, 명의신탁이 무효가 되어 명의신탁소송에서 승소하기 어렵습니다.

 

김용일 변호사의 실무 포인트

 

문중땅이 특별조치법에 따라 종원 명의로 등기되어 있다는 사실만 보고 명의신탁소송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특별조치법상 등기의 추정력이 있다는 것과 문중과 종원 사이에 명의신탁관계가 존재하는지는 구별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소송의 핵심은 특별조치법 등기를 무조건 깨뜨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등기가 이루어진 배경에 문중과 종원 사이의 명의신탁관계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오래된 문중땅을 되찾으려면 등기부만 볼 것이 아니라 취득경위부터 수십 년간의 관리·사용관계, 세금 납부, 수익 귀속, 문중 내부자료까지 시간순으로 정리하여 문중재산이라는 사실과 명의신탁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