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Legal Insights
관할관청의 인가 여부와 관계없이 조합원으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까
∥ 서설
조합원이 신규 가입했는데 아직 조합설립변경인가를 받지 못한 경우 혹은 그와 정반대로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거나 조합에서 제명이 됐는데 아직 조합설립변경인가를 받지 않은 경우에 해당 조합원은 조합의 구성원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까.
조합원 지위를 취득 또는 상실한 시점과 해당 변동사항에 관해 관할관청으로부터 변경인가를 받는 시점에는 시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조합원으로 가입한 자가 관할관청의 인가 없이도 조합원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 사안의 개요
피고는 사천시에 공동주택을 신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주택법에 따라 설립된 지역주택조합으로서, 2017년 1월 4일 사천시장으로부터 조합원수를 589명으로 하는 주택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원고들은 피고와 조합원 가입계약을 체결한 자들이다.
피고는 조합원수 및 건설예정세대수의 변경에 따라 이후 조합원수를 증감 조정해 수차례에 걸쳐 변경인가를 받았는데, 변경인가 시 조합원 명부에는 정상적으로 분담금을 납입한 조합원 외에도 허위 조합원이 다수 포함돼 있었고, 반대로 조합원 명부에 들지 않은 인원 중에도 정식으로 가입계약을 체결하고 분담금을 납부한 자들이 다수 있었다.
피고는 2023년 9월 16일 조합의 해산 여부를 묻기 위한 해산총회(이하 ‘이 사건 해산총회’)를 개최했는데, 인가조합원 493명을 포함해 총 707명에게 이 사건 해산총회의 소집을 통지했고, 그에 따라 인가조합원이 아닌 조합원도 이 사건 해산총회에 직접 출석하거나 서면결의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출석했으나, 피고는 인가조합원이 아닌 조합원이 제출한 투표용지 및 서면결의서를 이 사건 해산총회의 의사정족수 및 의결정족수 산정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에 원고들은 “인가조합원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고와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한 후 분담금을 납부했거나 납부하고 있는 조합원, 즉 유효조합원이라면 피고의 조합원에 해당한다고 봐야 함에도, 피고가 인가조합원 493명에게만 의결권을 부여했는바 이 사건 해산총회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총회결의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 법원의 판단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25. 7. 8. 선고 2023가합11456 판결)
- 관련 법리
주택법 제11조 제1항에 의하면, 주택조합을 설립하려는 경우 관할관청의 인가를 받아야 하는데, 여기서 관할관청의 인가행위는 그 대상이 되는 기본행위를 보충해 법률상 효력을 완성시키는 보충행위로서, 이러한 인가의 유무에 따라 기본행위의 효력이 문제되는 것은 주택법과 관련한 공법상의 관계에서이지 주택조합과 조합원, 또는 조합원들 사이의 내부적인 사법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위 규정에 따라 설립인가를 받아야 함에도 설립인가를 받지 아니한 채 주택조합을 설립한 결과 그 조합이 주택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게 됐다 하더라도, 이로써 그 조합의 단체로서의 실체가 변하는 것은 아니므로, 그 규약이나 정관에 따라 조합원의 자격을 취득한 조합원으로서는 인가 여부와는 관계없이 조합에 대해 조합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2002. 3. 11.자 2002그12 결정,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다7002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법리는 설립인가뿐만 아니라, 변경인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 사안의 경우
①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의 조합원으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조합원의 수는 피고와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한 후 분담금을 납부했거나 납부하고 있는 유효조합원 728명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회계법인의 실사결과 유효조합원으로 확인된 728명은 허위조합원들과 구분되는 사람들로서, 이들이 조합가입계약 체결 당시 주택법령상의 조합원자격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거나, 그 이후에 상실했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상, 피고와의 조합가입계약 체결 및 분담금 납부로써 피고의 조합원으로서의 지위를 취득했다고 봐야 한다.
▲피고는 이 사건 해산총회를 소집함에 앞서 인가조합원 493명을 포함해 총 707명의 조합원을 상대로 소집통지를 했고, 그에 앞선 임시총회 결과안내문에서는 ‘이 사건 임시총회는 조합원 재적인원 712명 중 433명(60.8%) 참석으로 성원됐으며, 참석인원 과반수 이상 찬성으로 제1호 안건부터 제14호 안건까지 의결됐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기재하기도 했다. 또한, 피고는 2019년 11월 10일자 임시총회에서는 총 조합원수를 712명으로, 2020년 7월 25일자 및 2020년 8월 22일자 임시총회에서는 총 조합원수를 696명으로 각 성원보고 했는데, 당시 사천시장로부터 조합원자격을 인정받아 피고의 조합원명부에 등재돼 있던 조합원수는 이보다 적은 750명이었다. 이와 같은 점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사천시청에서 보관 중인 조합원 명부에 조합원으로 등재됐는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피고와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한 후 분담금을 납부한 사람들을 별도로 관리하면서 피고의 조합원지위를 인정했던 것으로 보인다.
② 이 사건 해산총회 결의에 관해 살피건대, 피고는 이 사건 해산총회에서 인가조합원 493명만을 피고의 조합원으로 인정해 그 중 직접 출석하거나 서면결의서를 제출한 333명만이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했는바, 이 사건 해산총회 결의는 피고의 조합원, 즉 유효조합원 728명 중 일부인 493명에게만 의결권이 부여된 상태에서, 그 이외의 다른 조합원 235명(=유효조합원 728명 - 인가조합원 493명)의 참여를 배제한 채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해산총회에 출석한 조합원은 333명에 불과해 그 의사정족수인 486명(=728명 × 2/3)도 충족하지 못했다.
이는 이 사건 해산총회 결의를 무효로 돌릴만한 중대한 절차상 하자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해산총회 결의는 모두 무효라고 봐야 한다.
∥ 검토
주택법에 따라 주택조합을 설립하는 경우, 인가받은 내용을 변경하거나 주택조합을 해산하는 경우에는 관할관청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여기서 관할관청의 인가행위는 그 대상이 되는 기본행위를 보충해주는 이른바 ‘강학상 인가’에 불과하므로, 조합-조합원 간의 사법상 법률관계에서는 인가 여부와 무관하게 조합원의 득실변경에 관한 요건이 갖춰지는 경우 곧바로 그 효력이 바로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총회에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조합원은 총회 개최 시점을 기준으로 주택법령 및 조합규약에 따라 적법하게 조합원의 지위를 갖추고 있는 자로 한정된다. 당초 조합원 명부에 들어있던 조합원이라 하더라도 자격상실, 제명, 탈퇴 등으로 조합원 지위를 잃게 됐다면 그로써 곧바로 조합원으로서의 권리도 행사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새롭게 조합원이 된 자에 대해 아직 변경인가를 득하기 전이라 하더라도, 가입과 함께 조합원으로서의 권리는 행사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조합원 증감 변동에 관해 그때그때 변경인가를 받아두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인가신청을 위한 서류 준비부터 심사에 소요되는 기간 등을 감안하면 현황과 서류를 언제나 정확하게 일치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총회 진행시 관할관청의 인가 여부와 관계없이 총회에 가장 근접한 시기의 정확한 조합원 현황을 기초로 재적 조합원을 산정하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출처 : 도시뉴스(http://www.dos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