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Legal Insights
투기과열지구 재당첨 제한-그 세대에 속한 자-의미
1. 문제의 소재
도시정비법은 2017. 10. 24. 개정되면서 투기과열지구의 정비사업에서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조합원분양 혹은 일반분양을 받은 분양대상자는 분양대상자로 선정된 날로부터 특정한 시한 이내에는 재차 다른 투기과열지구에서 조합원으로서 분양신청을 할 수 없다는 이른바 투기과열지구의 재당첨 제한 규정을 신설하여(도시정비법 제72조 제6항) 현재 시행 중이다. 문제는 분양대상자 뿐만 아니라 “그 세대에 속한 자”도 동일한 규제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최근 그 의미에 대하여 판시한 사안이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2. 관련 규정
도시정비법 제72조 제6항은 ‘제3항부터 제5항까지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투기과열지구의 정비사업에서 제74조에 따른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같은 조 제1항제2호 또는 제1항제4호가목의 분양대상자 및 그 세대에 속한 자는 분양대상자 선정일(조합원 분양분의 분양대상자는 최초 관리처분계획 인가일을 말한다)부터 5년 이내에는 투기과열지구에서 제3항부터 제5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분양신청을 할 수 없다. 다만, 상속, 결혼, 이혼으로 조합원 자격을 취득한 경우에는 분양신청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3. 서울행정법원 판시(2026. 5. 선고)
A 투기과열지구의 정비사업 조합원이었던 자(=원고)가 별도의 가구를 구성한 자신의 자녀의 집에 일시적으로 세대원으로 주민등록하여 거주하던 중에 분양신청을 하였는데, 이후 세대주였던 자녀가 과거에 B 투기과열지구의 조합원 분양신청을 한 사실에 따라 해당 자녀의 세대에 속한 자로 보아 현금청산으로 처리된 사안에서, 법원은 먼저 ①도시정비법 제76조 제1항 제6호 등에서 말하는 ‘1세대’, ‘하나의 세대’ 내지 ‘동일한 세대’는 실질적으로 주거와 생계를 같이하고 있는 가구를 의미한다는 대법원 2025. 3. 27. 선고 2022두50410 판결을 일반적인 법리로 설시한 다음, ②투기과열지구의 재당첨 제한을 규정한 도시정비법 제72조 제6항의 입법 취지는 주택재건축사업의 과열을 방지하여 분양 기회의 형평성을 제고하는 것이고(2017. 10. 24. 법률 제14943호로 개정된 도시정비법의 개정이유 등 참조), 도시정비법 제76조 제1항 등 규정을 둔 이유는 이른바 ‘1세대 1주택’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므로, ③제72조 제6항의 ’세대에 속한 자‘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위 대법원 판례를 참조할 수 있다는 논리를 구성했다.
이러한 논리에 따라, 분양신청 전후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주거지 공백을 메우기 위하여 임시로 자신의 자녀의 주거에 전입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전입 이전 생활 방식과 주거 이전 경위, 임시 전입한 주거에서의 생활 현황 등에 비추어 보면, 이를 생계와 주거를 함께 하기 위한 목적의 전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면서, 도시정비법 제72조 제6항 문언을 주민등록 공부상의 형식적 요건에 치중할 경우 실제로는 주거를 함께함에도 주민등록상 주소만 분리하여 입법 목적을 회피하려는 경우를 막기 어려워진다는 점을 지적하여 원고는 ‘그 세대에 속한 자’가 아니므로 분양신청권을 인정해야한다고 판단하였다.
4. 검토
가) 대법원 2025. 3. 27. 선고 2022두50410 판결은 여러 명의 토지등소유자가 1세대에 속하는 때에는 그 여러 명을 대표하는 1명을 조합원으로 본다고 규정한 도시정비법 제39조 제1항 제2호 전문 및 1세대 또는 1명이 하나 이상의 주택 또는 토지를 소유한 경우 1주택을 공급하고, 같은 세대에 속하지 아니하는 2명 이상이 1주택 또는 1토지를 공유한 경우에는 1주택만 공급한다고 규정한 동법 제76조 제1항 제6호에서의 ‘1세대’, ‘하나의 세대’ 내지 ‘동일한 세대’는 실질적으로 주거와 생계를 같이하고 있는 가구를 의미한고 명시적으로 판시하였다. 다만 위 판례에서는 투기과열지구 재당첨 제한 규정에서의 ‘세대에 속한 자’에 대한 명시적인 판단까지 한 것은 아니었다.
나) 도시정비법령에서는 ‘세대’에 관하여 일반적인 정의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개별적인 조항에서 규정한 의미는 그 입법취지를 감안하여 합목적적으로 해석되어야 하고, 동일한 법령에서 사용하는 동일한 문언은 가급적 통일되게 해석하는 것이 법적 안정성이 제고되는 측면이 있다. 단체법적 법률관계의 조기안정 요청이 조합원 개인의 재산권을 절대적으로 박탈하려는 것까지로 보기는 어렵고, 도시정비법에서 ‘세대’를 정의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며, 주택법이나 주민등록제도 모두 도시정비법과 별개의 목적을 위한 제도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보면 행정법원의 판시는 일응 수긍할만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반면에 대법원 판시는 1인의 조합원 및 1세대에게는 1주택을 적용한다는 원칙을 적용하기 위한 판단인데 반하여 투기과열지구 재당첨 제한 규정은 실수요 보호와 단기투기수요 억제를 위해 도입된 것으로서 양자간에는 그 입법취지가 다르므로 위 대법원 판시내용을 그대로 적용하기 곤란하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반론을 의식한것인지 모르지만 위 행정법원의 판시에서는 통상 하급심에서 대법원 판시를 원용하면서 잘 사용하지 않는 참조할 수 있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다) 위 대법원 판시가 나오기 전까지는 대체로 투기과열지구 재당첨 제한규정의 적용범위를 두고 세대에 속하는지 여부는 형식적으로 공부상 등재 여부로 간단히 판시한 것이 대부분인 것으로 보이고, 예외적으로 공적장부의 기재와 배치되는 다른 객관적인 자료들을 충분히 제시하여 실제 주거지를 증명하는 경우에는, 실질적인 세대 구성에 따라 판단받을 수 있다고 보는 판시도 존재한다(2022년 수원지법 선고). 행정법원의 판시가 상급심에서 결론이 바뀔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지만 최근 정부는 투기과열지구를 확대 지정하였고 이에 따라 일선 현장에서는 본 쟁점이 문제되는 경우가 많은 바, 최근 하급심 판시의 흐름을 파악하고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대응할 필요가 더욱더 커지고 있다.
출처 : 위클리한국주택경제신문(https://www.aru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