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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2

도시정비사업, 낡은 규제 걷어내고 속도 낸다

1. 도시정비법 개정안의 취지
최근 급등한 공사비와 부동산 경기의 악화에 전국의 많은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으면 도심 주택 공급이 어려워지므로, 도시정비법상의 복잡한 규제를 걷어 내고 사업의 발목을 잡는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여야 합의로 도시정비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이번 개정안은 사업 절차를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조합의 사업성을 높이며, 끊이지 않는 분쟁을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 내용을 살펴본다.

2. 정비사업 속도 높이는 절차 병행
정비사업은 통상 10년 이상 소요되는 장기 프로젝트다. 각종 계획 수립과 인허가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절차를 병합하여 사업 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하였다. 첫째, 상위 계획인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수립과 하위 계획인 ‘정비계획’ 입안 절차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게 했다. 기존에는 기본계획이 확정되어야만 정비계획 수립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두 절차를 병행하여 구역 지정까지 걸리는 시간을 1~2년가량 줄일 수 있게 됐다. 둘째, ‘사업시행계획인가’와 ‘관리처분계획인가’ 절차를 병행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분양 업무를 조기에 확정할 수 있어, 불확실성을 줄이고 사업 추진에 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3. 용적률 특례로 사업성 제고
공사비 급등으로 경제적 타당성을 잃어가는 정비사업을 위해 파격적인 용적률 인센티브가 도입되었다. 먼저, 준공업지역 내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조례로 정한 용적률 한도와 무관하게 법적 상한까지 용적률을 적용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했다. 또한, 하나의 대지가 둘 이상의 용도지역에 걸쳐 있을 때 가중평균 용적률을 적용하는 기준을 신설하여 토지 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투기과열지구가 아닌 지역에서 시행되는 공공재개발·재건축 사업에는 3년간 한시적으로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30%까지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사업성 악화로 위축된 공공정비사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강력한 유인책이 될 것이다.

4. 임대주택 인수 가격 현실화
용적률 완화의 대가로 건설하여 공공에 매각하는 임대주택의 인수 가격이 현실화된 점도 중요한 변화다. 기존에는 실제 공사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표준건축비’를 기준으로 인수 가격을 산정하여 조합의 손실을 강요하는 구조였다. 개정안은 이 기준을 ‘기본형건축비’로 상향 조정했다. 기본형건축비는 매년 2회 물가 변동을 반영하므로, 조합은 현실적인 수준에서 공사비를 보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는 조합원의 분담금 부담을 완화하는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질 것이다. 다만, 인수 대상 임대주택을 관리처분인가 신청 전 ‘공개추첨’ 하도록 의무화 하여 조망, 층, 향에 있어서 조합원 분양분과 차등이 없도록 하였다.

5. 공사비 분쟁, 정부가 직접 나선다
정비사업의 가장 큰 암초인 공사비 분쟁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한 다층적 장치도 마련되었다.
첫째, 시공사와의 계약서에 공사비 변동 기준과 검증 방법 등을 의무적으로 명시하도록 하여 향후 발생할 분쟁의 소지를 사전에 차단했다. 둘째, 시공사가 공사비 증액을 요청하면 사업시행자는 의무적으로 지자체에 알려야 하고, 지자체는 정비사업 지원기구에 공사비 검증을 요청할 수 있다. 셋째, 검증 결과는 반드시 총회에 공개하고, 증액 계약은 총회 의결을 거치도록 하여 조합원들에게 충분히 공유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분쟁이 심각할 경우 국토교통부 장관이나 시·도지사가 직접 ‘공사비 분쟁조정단’을 현장에 파견하여 신속한 해결을 도모할 수 있게 하여 공사비 증액으로 인한 분쟁으로 정비사업이 무단히 지연되는 상황을 방지하도록 하였다.

6. ‘해임 남발’은 막고, ‘주민 대표’는 세우고
조합 내부의 갈등으로 사업이 표류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도입되었다. 먼저, 합리적 사유 없이 남발되던 임원 해임 총회를 막기 위해, 해임 총회 소집 시 사전에 지자체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했다. 또한 임원 해임으로 조합 운영이 마비될 경우, 지자체장이 직접 전문조합관리인을 선정하는 등 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신탁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때 조합 방식의 대의원회와 유사하게 주민 의사를 대변할 ‘토지등소유자 대표회의’ 구성을 법제화하여, 주민들이 사업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신탁사를 견제할 수 있도록 하였다.

7. 결어
이번 도시정비법 개정은 정체된 정비사업의 활성화를 위한 핵심적인 입법적 조치라 할 수 있다. 절차 간소화를 통한 신속성 확보, 사업성 개선을 통한 추진 동력 강화, 분쟁 예방 시스템 구축을 통한 안정성 제고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복잡하게 얽혀 있던 규제의 실타래를 풀어내고 있다. 본 개정안이 실무에 성공적으로 안착하여 예측 가능한 사업 환경을 조성하고, 궁극적으로 도심 내 양질의 주택 공급을 촉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출처 : 주거환경신문(http://www.rc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