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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이 분담금을 납부하지 않는 경우 제명해도 괜찮을까
∥ 서설
지역주택조합 표준규약 제12조 제3항은 조합원이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해 조합에 손해를 입힌 경우 총회 의결 등의 절차를 통해 조합원을 제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구체적인 제명사유로서 ‘부담금 등을 지정일까지 2회 이상 계속 납부하지 않을 경우’(제1호), ‘조합의 목적에 위배되는 행위를 해 사업추진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했을 경우’(제2호)를 들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조합원이 가장 기초적인 의무인 분담금 납부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그에 대한 대응으로 제명 처리를 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 사안의 개요
피고는 김해시 일원에 공동주택 및 부대복리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설립된 지역주택조합으로, 2016년 5월 13일 주택조합설립인가를 받고 2022년 1월 11일 사업계획승인을 받았다.
피고는 2021년 9월 16일경 원고들에 대해 ‘원고들은 이 사건 각 가입계약에 따른 조합원 부담금 중 4차 계약금을 납부기일까지 완납하지 않고 6개월 이상 장기 미납했으므로, 조합규약 제12조 제3항 제1호에 따라 제명한다’는 내용의 통지를 했다(이하 ‘이 사건 각 제명처분’).
이에 원고들은, 이 사건 각 제명처분에 그 제명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실체적 정당성을 결여한 실체적 하자가 있고, 나아가 원고들에게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중대한 절차상의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제명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다.
∥ 법원의 판단 (창원지방법원 2025. 4. 9. 선고 2024가합103670 판결)
- 이 사건 각 제명처분의 절차적 하자 존부
▲피고는 2021년 7월 14일경 및 동년 8월 13일경 두 차례에 걸쳐 원고들에게 ‘2021년 8월 31일까지 미납한 조합원 부담금(4차 계약금 및 그 지연손해금)이 완납되지 않을 경우 조합규약 제12조 제3항 제1호에 따라 조합원 제명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통지를 한 사실 ▲피고는 이 사건 각 제명처분이 있기 16일 전인 2021년 9월 1일경 원고들에게 ‘당초 안내된 납부마감일까지 미납한 조합원 부담금을 완납하지 아니함에 따라 조합규약 제12조 제3항 제1호의 규정에 따른 제명처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므로, 이에 관한 의견을 2021년 9월 12일까지 서면으로 소명하라’는 취지의 통지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 조합규약은 제12조 제3항 후단에서 ‘소명기회를 부여했음에도 이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소명기회를 부여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소명기회의 부여에 관한 구체적인 방식이나 절차에 관해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원고들은 이 사건 각 제명처분을 받기 전 여러 차례에 걸쳐 ‘조합원 부담금을 미납할 경우 조합규약 제12조 제3항 제1호에 따라 제명될 수 있다’는 사실을 고지받았으므로, 피고가 제명사유로 삼고자 하는 근거와 사실관계가 무엇인지 충분히 알고 있었고, 달리 원고들에게 피고의 위와 같은 소명요청에도 불구하고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못할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춰보면, 피고는 조합규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이 사건 각 제명처분에 앞서 원고들에게 충분한 소명기회를 부여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제명처분에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 이 사건 각 제명처분의 실체적 하자 존부
① 가입계약 제7조 제5항에는 4차 계약금의 납부일정이 ‘사업계획승인 신청 전’이라고만 규정돼 있기는 하다. 그러나 지역주택조합사업의 특성상 조합원 분담금의 납부일정은 인·허가 등 사업진행 경과나 시장경제상황 등에 따라 수시로 변동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조합원이 분담금을 적시에 납부하는 것이 필수적이므로, 피고와 같은 지역주택조합으로서는 구체적인 분담금 납부일정을 사업진행 경과 등에 따라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수시로 조율할 필요성이 있고, 이와 같은 지역주택조합사업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 이 사건 각 가입계약도 부담금 일정표 바로 아래에 ‘상기 납부대금의 납부일정은 인·허가 사항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역주택조합과 조합원 사이의 법률관계는 공동주택건설사업이라는 단체고유의 목적을 갖고 의사결정기관인 총회의 의결 또는 그에 의해 확정된 조합규약에 따라 조합원의 가입·탈퇴, 조합원으로서의 권리·의무 등이 정해지는 단체법적 성격이 강하고, 나아가 통상적인 지역주택조합의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조합이 조합원들과 일일이 구체적인 분담금 납부 일정에 관해 합의를 진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가입계약에서 정한 4차 계약금의 납부일정은 ‘일응의 기준’을 정한 것에 불과하고, 피고는 이 사건 사업의 진행경과나 시장상황 등에 비춰 합리적인 범위에서 납부일정을 변경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로서는 피고가 고지한 4차 계약금의 구체적인 납부기한이 사업계획승인 신청이 있기 한참 전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불합리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납부기한 내에 4차 계약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② 피고가 2015년경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의 조합원들에게 2015년 7월 24일경까지 조합가입계약에 따른 4차 계약금을 납부해 줄 것을 고지했고, 그 이후에도 원고들에게 유선이나 우편 등의 방법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4차 계약금을 납부해 줄 것을 고지했음에도, 원고들은 그로부터 약 6년이 지나도록 이 사건 각 가입계약에 따른 4차 계약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원고들이 납부해야 하는 4차 계약금의 액수 및 성격, 이 사건 사업의 진행경과 등에 비춰볼 때,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가 고지한 4차 계약금의 납부기한이 불합리하다고 할 수는 없고, 달리 위 납부기한이 불합리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도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원고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조합원들은 피고가 당초 4차 계약금의 납부기한으로 고지한 2015년 7월 24일 무렵에 별다른 이의 제기 없이 4차 계약금을 완납했다.
③ 이와 같은 사정들에 비춰보면, 원고들이 피고가 고지한 4차 계약금 납부기한으로부터 약 6년이 지나도록 4차 계약금을 완납하지 않은 것은 조합규약 제12조 제3항 제1호가 정하는 제명사유인 ‘조합원 부담금 등을 납부기일까지 완납하지 않고 6개월 이상 연체하는 행위로 조합에 손해를 입힌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위 제명사유에 기해 원고들을 제명한 이 사건 각 제명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위법한 처분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각 제명처분에는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어 유효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각 제명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 검토
지역주택조합 구성원의 자격기준·제명·탈퇴 및 운영·관리 등에 필요한 사항은 주택법령에 정해져 있으며(주택법 제11조 제7항), 조합규약에는 조합원의 제명·탈퇴 및 교체에 관한 사항과 제명·탈퇴에 따른 환급금의 산정방식, 지급시기 및 절차에 관한 사항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주택법 시행령 제20조 제2항 제4호 및 제6호의2). 또한 탈퇴한 조합원(제명된 조합원 포함)은 조합규약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부담한 비용의 환급을 청구할 수 있다(주택법 제11조 제9항).
조합원은 사업 진행과정에서 그 진행단계에 따라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사업비에 충당할 분담금을 납부할 의무를 지며, 지역주택조합사업의 재원은 주로 조합원들이 납입한 분담금을 통해 확보되는 바, 분담금 미납은 지역주택조합사업 전체에 지장을 초래하는 중대한 의무 위반으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
실무상 대부분의 지역주택조합 규약에는 ‘분담금 등을 지정일까지 2회 이상 계속 납부하지 않을 경우’ 제명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으며, 지역주택조합사업의 특성상 사업이 다소 지연됐다는 사정만으로 분담금 납입을 거절할 불안의 항변권이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0. 12. 선고 2022가합550796 판결 등). 분담금 미납을 이유로 한 제명은 조합규약에 명확한 근거가 있고 적법한 절차를 준수한다면 유효하다는 점을 기억하자.
출처 : 도시뉴스(http://www.dos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