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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5

조합원 자격이 없는 자와 특수한 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 효력

∥ 문제의 소재
지역주택조합 가입계약을 체결했으나 애초부터 조합원 자격이 없었거나 가입계약 체결 이후 주택법령상 규정된 자격이 상실된 자들이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 실무상 이들을 ‘준조합원’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는 법령이나 규약에 따라 인정되는 개념은 아니지만 현실에서는 의외로 자주 볼 수 있는 유형이다.

그런데 사업시행자인 조합 입장에서는 이들을 마냥 외면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현실적으로 조합원 모집이 용이하지 않거나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을 때에 특히 이들을 (조합원 자격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사업에 다시 포섭하기 위한 특수한 계약을 생각해 현실에 적용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 필자가 수행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이러한 특수한 계약의 효력에 관해 구체적인 판시 이유를 적시한 판단을 했는 바(심리불속행 기각 판결과 다르다),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 사안의 개요
조합은 준조합원들과 개별적으로 이들이 당초에 최초로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했던 지정 동호수에 대해서는 추가로 조합원 모집을 하지 아니하고 주택법에 따른 일반분양 절차를 진행하되, 그 결과 당첨자가 나오지 않거나 당첨자가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때에는 해당 동호수에 대해 조합원의 납입조건과 동일하게 분양계약을 체결하기로 하고, 예약금을 기존의 가입계약상 계약금으로 대체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특수한 약정(이하 사전예약신청)을 했다.

그런데 해당 사업에서 추가분담금이 발생하자 준조합원들은 돌연 변심해 이 사건 사전예약신청이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아 무효에 해당하거나, 원시적인 이행불능으로 무효 또는 일반분양에 관해 공개모집을 하도록 규정한 주택법령에 위배돼 효력이 없다는 등의 주장을 하면서 기 납입한 예약금 등의 반환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 법원의 판단(대법원 2026. 6. 24. 선고 2026다201385 판결 참조)
- 총회 결의가 없어서 무효라는 주장에 대해
▲무주택자들이 조합원이 돼 조합원들의 공동주택을 건립하기 위해 설립한 주택조합이 공동주택 건설사업이라는 단체 고유의 목적을 가지고 활동하며 규약 및 단체로서의 조직을 갖추고 집행기관인 대표자가 있으며 의결이나 업무집행 방법이 총회의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행해지고 구성원의 가입 탈퇴에 따른 변경에 관계없이 단체 그 자체가 존속하는 등 지역주택조합은 그 명칭에도 불구하고 비법인사단에 해당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한 다음 ▲이러한 지역주택조합이 주체가 돼 신축 완공한 건물로서 일반에게 분양되는 부분은 조합원 전원의 총유에 속하며,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에 관해 주택조합의 정관이나 규약에 정한 바가 있으면 이에 따라야 하고, 그에 관한 정관이나 규약이 없으면 조합원 총회의 결의에 의해야 할 것이며,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은 행위는 무효(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1다73626 판결 등 참조)라는 기존의 법리에 기초해 ▲이 사건 사전예약신청 약정의 목적물인 이 사건 아파트는 (지역)주택조합이 주체가 돼 신축 완공한 건물 중 일반에게 분양되는 부분에 해당해 조합원 전원의 총유에 속하고 ▲조합의 임시총회에서 일반 분양자와 계약체결을 비롯해 일반분양에 관한 업무 일체를 이사회에 위임하는 것과 일반분양 사전 예약신청서 징구 업무에 관해 업체와 체결된 용역계약을 추인하는 것을 각 별도의 안건으로 상정해 승인하는 결의를 했으므로 ▲이는 총유물에 해당하는 이 사건 아파트를 포함한 일반분양 대상이 되는 총유물의 처분에 관한 결의로 봄이 타당하다고 봐 이 사건 사전예약신청 약정이 무효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 원시적인 이행불능이거나 주택법령에 위반돼 효력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
▲이 사건 사전예약신청 약정은 준조합원이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해 무조건적으로 분양받을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조합이 해당 준조합원이 최초로 가입계약을 체결했던 지정 동호수에 대해서는 추가로 조합원 모집을 하지 아니하고 주택법에 따른 일반분양 절차를 진행하되, 그 결과 당첨자가 나오지 않거나 당첨자가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때에는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해 조합원의 납입조건과 동일하게 준조합원과도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예약금을 계약금으로 대체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라고 해석되는바 ▲위와 같은 조건부 사전예약신청 약정이 주택법령에 위반돼 그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결국 준조합원들의 청구는 모두 기각됐다.

 

∥ 검토
- 대법원 판결이 시사하는 의미
위 대법원 판결은 지역주택조합사업에서 조합원자격을 상실한 준조합원들과 사업시행자인 조합이 개별적으로 특수한 약정을 체결해 이들을 사업에 포섭시키는 것이 원칙적으로 허용됨을 명시적으로 선언한 판결로서 상당한 의의가 있다. 원칙적으로 처리한다면 준조합원들은 조합규약에 따라 기 납입금에서 일정한 위약금을 공제한 나머지 금원만을 반환받거나, 위약금이 더 크다면 그 차액을 도리어 조합에 배상해야 하는 법률적 관계에 있을 뿐이고 조합원 자격이 없으므로 사업에 참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지역주택조합사업의 특성상 이들을 사업에 포섭할 유인이 존재한다. 즉, 사업시행자로서는 준조합원 물량을 일반분양할 경우 미분양이 발생할 리스크를 제거하고, 준조합원들도 향후 일반분양의 미분양을 정지조건부로 해 (조합원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반분양이 아니라) 조합원 부담을 전제로 분양계약을 체결, 궁극적으로 일반분양 청약 탈락의 리스크를 제거하고 일반분양가보다 저렴한 조합원 분양가로 아파트를 공급받게 되는 쌍방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이는 사적자치의 원칙에 입각해 허용되는 범위 내에 있다고 보이므로 그 자체로 위법하다고 볼 요소가 없다.

 

- 아쉬운 점
원심판결은 이러한 조건부 사전예약신청은 쌍방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 체결된 이상 별도로 조합의 총회 의결은 필요하지 않다고 봤다. 이와 유사하게 그 이전의 하급심 판시들 역시 이러한 방식의 특수한 계약은 조합규약상 허용돼있다는 등의 이유로 별도의 총회 결의는 필요하지 않다고 해석해왔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에서는 쌍방의 이해관계가 합치돼 계약이 체결됐고, 이것이 사적자치의 원칙이 허용되는 범위 안에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별도로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단지 일반분양분이 지역주택조합사업에 따른 결과물이라는 이유로 총유물로 치환한 다음 총회 의결이 필요하다는 일반론적인 법리에 입각해 판단했다.

따라서 지역주택조합 일선 현장에서는 이러한 판례의 취지에 따라 이른바 준조합원들을 사업에 포섭시키기 위한 개별적인 특수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반드시 사전에 일반분양자와 계약체결을 비롯해 일반분양에 관한 업무 일체를 이사회에 위임하는 등의 내용으로 총회 의결을 받아둬야만 향후 계약이 무효가 돼 재산상 손실을 입거나 사업진행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면 사전에 이에 관해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아야 한다.

출처 : 도시뉴스(http://www.dos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