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Legal Insights

2026-06-05

조합 임원의 소송 비용의 지급 가부

1. 문제제기=조합 임원은 직무 수행 과정에서 직무집행정지가처분, 형사 고소·고발 등 다양한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 이때 발생하는 변호사 비용을 조합의 자금으로 지출할 수 있는지 여부는 횡령죄 성립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판례를 통해 경우별로 그 허용 여부를 분석한다.

2. 임원이 당사자가 되는 사건의 소송 비용 부담 관계

가. 원칙(개인 비용 부담)=법인의 구성원이 업무수행에 있어 관계 법령을 위반함으로써 형사재판을 받게 되었다면 그의 개인적인 변호사비용을 법인자금으로 지급한다는 것은 횡령에 해당하며, 그 변호 사비용을 법인이 부담하는 것이 관례라고 하여도 그러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할 만큼 사회적으로 용인되어 보편화된 관례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3.5.30. 선고 2002도235 판결).

조합 업무와 무관하게 임원 개인의 위법행위로 인해 발생한 형사사건의 변호사 비용을 조합 자금으로 지급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횡령에 해당한다. 조합장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정보공개의무 위반 등 개인의 범법행위로 기소된 형사사건의 변호사 비용을 조합 공금으로 지출한 사안에서 이는 조합 업무와 무관한 개인적 비용이라며 횡령죄가 인정된 바 있다(부산지방법원 2017.12.13. 선고 2017고정2011 판결). 설령 이사회나 총회의 승인을 받았더라도 위법한 자금 지출에 대한 승인은 내재적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임원이 개인 자격으로 제기하는 민사소송 비용 역시 조합이 부담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나. 예외(조합의 이익을 위한 경우)=분쟁의 당사자에 조합 임원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조합의 이익을 위한 소송이라면 예외적으로 조합 비용 지출이 허용될 수도 있다. 조합장이 조합의 업무를 방해하는 다른 임원들을 상대로 고소를 제기한 사건에서 법원은 해당 고소가 조합 명의로 접수되었고 조합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그 소송비용 지출이 조합의 정상적인 업무집행을 위해 필요한 비용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횡령죄 성립을 부정한 바 있다(수원지방법원 2013.8.23. 선고 2012고단6141 판결).


3. 횡령죄의 성립여부

가. 임원 자격 부존재가 명백한 때=임원 선출 과정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누가 보더라도 그 자격이 명백히 부정되는 상황이라면 해당 임원이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소송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조합의 이익이 아닌 개인의 이익을 위한 행위로 평가되어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다(대법원 2009.3.12. 선고 2008도10826 판결).

나. 직무집행정지가처분 등 임원 지위 관련 분쟁 비용=조합 임원에 대한 직무집행정지가처분은 조합의 업무 수행에 직접적인 지장을 초래하므로, 조합 차원에서 대응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판례는 임원 자격의 부존재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여 다툼의 여지가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조합이 임원의 소송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조합의 업무수행을 위한 것으로서 횡령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다(대법원 2009.3.12. 선고 2008도10826 판결). 나아가 해임 사유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상황에서 임원의 해임을 안건으로 한 총회가 개최되어 그에 관한 결의가 이루어질 경우 조합의 업무를 수행하는 임원의 직무권한이 상실되거나 그에 관한 분쟁이 격화됨으로써 조합의 업무수행에 지장이 초래될 것이 명백하므로 조합으로서도 위와 같은 총회의 개최에 관하여 다툴 필요성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임원이 제기한 총회개최금지 가처분 신청 비용을 조합이 부담한 것을 횡령이 아니라고 판단한 사례도 있다(부산지방법원 2022.7.21. 선고 2021노3360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12.18. 선고 2018가단33952 판결 참조).


4. 결론=조합 자금으로 임원의 소송비용을 지급할 수 있는지의 핵심 기준은 ‘조합의 업무 관련성’과 ‘조합의 이익’이다. 다만, 하급심 사례는 개별 사안의 특수성을 고려한 판결일 수 있으므로 모든 사안에 일반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기준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조합 임원이 당사자가 된 사건에서 섣불리 조합 비용을 지출할 경우 그 자체로 도시정비법 위반이나 형법상 횡령죄 등 추가적인 고소·고발 분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조합 임원이라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소송에 휘말리는 경우가 있으므로 개인으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일정한 경우 조합임원의 소송 비용을 조합 비용으로 지출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변호사의 전문적인 검토를 받는 것을 권유 드린다.

출처 : 위클리한국주택경제신문(https://www.ar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