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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0

구분소유적 공유관계와 상호명의신탁 소송 실무 전략과 해법

[법무법인 현 부동산전문변호사 김용일]

 
1필지의 토지나 1동의 건물을 여러 사람이 매수하면서 실제로는 특정 위치와 면적을 나누어 배타적으로 사용하기로 약정하였으나, 분필 절차의 번거로움이나 행정상 제한 등으로 인해 등기부상으로는 단순한 공유지분등기(예: 각 2분의 1 지분)만 마쳐두는 경우가 대단히 많습니다.

이러한 소유 형태를 법률상 ‘구분소유적 공유관계’라 부르며, 실체법적으로는 ‘상호명의신탁’의 법리가 적용됩니다.

외관상으로는 일반 공유등기로 나타나기 때문에 일반 공유물에 관한 민법 규정이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 오해하기 쉽지만, 내부적 권리관계와 처분 권한, 관계의 해소 방식에 있어서는 일반 공유와 완전히 다른 독자적인 법리가 적용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구분소유적 공유관계(상호명의신탁)의 성립 요건과 일반 공유와의 법적 차이, 그리고 올바른 소송 전략을 상세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구분소유적 공유관계(상호명의신탁)의 개념과 성립 요건


구분소유적 공유관계란 등기부상으로는 1필지의 토지(또는 1동의 건물) 전체에 관하여 공유지분등기가 마쳐져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각 공유자가 토지를 특정 구획으로 나누어 각자 배타적으로 사용·수익하기로 합의한 관계를 말합니다.

판례는 그 법적 성질에 대하여, 각 공유자가 배타적으로 점유·사용하는 특정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관한 지분등기는 서로 타방 공유자에게 명의신탁해 둔 것으로 보아 ‘상호명의신탁’ 관계로 규정합니다.

구분소유적 공유관계가 법적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엄격한 요건이 필요합니다.

대법원은 “구분소유적 공유관계는 어떤 토지에 관하여 그 위치와 면적을 특정하여 여러 사람이 구분소유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어야만 성립할 수 있고, 공유자들 사이에서 특정 부분을 각각의 공유자들에게 배타적으로 귀속시키려는 의사의 합치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경우에는 이러한 관계가 성립할 여지가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건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1동의 건물 중 위치 및 면적이 특정되고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이 인정되는 일부분씩을 구분소유하기로 합의하고 지분등기를 한 경우에만 구분소유적 공유관계가 성립합니다.

만약 위치나 면적이 특정되지 않았거나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당사자 간에 구분소유 취지의 약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일반 공유관계가 성립할 뿐 상호명의신탁으로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일반 공유관계와 구분소유적 공유관계의 핵심 법적 차이


구분소유적 공유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권리 행사의 방식은 정반대로 갈리게 됩니다.


1. 특정 부분의 배타적 사용·수익 및 건물 신축

일반 공유관계에서는 각 공유자가 공유물 전부에 대해 지분 비율로 사용·수익할 수 있으며, 특정 부분을 배타적으로 사용하거나 건물을 신축하려면 지분의 과반수(1/2 초과) 결정이나 전원 동의가 필요합니다. 과반수 권한 없이 특정 부분을 배타적으로 점유한 공유자는 다른 공유자에게 부당이득반환 책임을 집니다.

반면 구분소유적 공유관계에서는 내부관계에서 각자가 배타적 점유 부분의 ‘완전한 단독 소유자’입니다. 따라서 다른 공유자의 동의를 받을 필요 없이 자신의 특정 구획 위에 독자적으로 건물을 신축할 수 있고, 이를 배타적으로 사용하더라도 다른 공유자에게 부당이득반환 의무가 전혀 발생하지 않습니다.

2.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의 성립 여부

자신의 구분소유 토지 위에 건물을 신축한 후 토지 지분만 경매나 매매로 타인에게 이전된 경우, 토지와 건물이 동일인 소유에 속하였다가 소유자가 달라진 것이므로 건물 소유자를 위한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인정됩니다. 일반 공유 토지 지분상 건물 신축 시 원칙적으로 법정지상권이 성립하지 않는 것과 뚜렷이 대비되는 지점입니다.



 

구분소유적 공유관계의 해소 방법 : 공유물분할청구 불가 원칙


구분소유적 공유관계를 완전히 정리하여 각자의 특정 부분을 분필하고 단독 명의 등기를 마치고자 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실무적 쟁점은 ‘소송의 형태’입니다.

통상의 공유관계라면 법원에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을 제기하여 현물분할이나 경매분할을 구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구분소유적 공유관계에 있어서는 이미 각 당사자 사이에 특정 부분에 대한 단독소유권의 귀속이 확정되어 있으므로, 일반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 만약 구분소유적 공유관계를 해소하려면 상호명의신탁을 해지하고, 특정 부분에 대한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한 지분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구분소유적 공유자가 법원에 일반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을 제기하게 되면, 법원은 소송의 형태를 잘못 지정한 것으로 보아 청구를 기각하게 됩니다.

올바른 소송 방식은 상대방을 상대로 ‘상호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한 지분이전등기청구소송’을 제기하고, 측량감정을 거쳐 토지를 실제 점유 현황대로 분필한 뒤 상호 간에 교환적으로 지분을 이전하여 단독 등기를 마치는 것입니다.



 

구분소유적 공유 토지 분쟁 시 실무 대응 전략

 
등기부상 지분등기로 얽혀 있는 토지를 실질 소유 현황에 맞추어 단독 등기로 환원하고자 한다면 초기 단계부터 정밀한 증거 확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과거 매수 당시 작성된 매매계약서, 특정 구획을 나누어 놓은 도면, 오랜 기간 경계를 구획해 온 담장이나 경계목의 현황, 과거 항공사진, 지목별 독립 점유 내역 등을 체계적으로 확보하여 ‘위치와 면적을 특정하여 구분소유하기로 한 묵시적·명시적 합의’가 존재했음을 재판부에 명확히 입증해야 합니다.

아울러 소송 도중 다른 공유자가 자신의 지분을 선의의 제3자에게 매각하여 구분소유적 공유관계 자체가 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소송 착수와 동시에 상대방 지분에 대한 ‘처분금지가처분’을 법원에 집행해 두는 것이 권리를 온전히 확보하는 핵심 실무 조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