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Legal Insights

2026-09-21

종중유사단체, 종중원 중 일부만 가입한 단체는 종중으로 인정될까

[법무법인 현 종중전문변호사 김용일]

단체 명칭에 ‘종중’이 들어가고, 규약과 대표자가 있으며 정기적으로 총회를 개최하고 있다면 법적으로도 당연히 종중으로 인정될까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특히 공동선조의 후손 전체가 아니라 특정 지역에 거주하는 후손이나 남성 후손만을 회원으로 정하고 있다면 고유한 의미의 종중이 아니라 별도의 종중유사단체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실제 판례에서도 종중을 자처하는 단체가 부동산에 대한 명의신탁과 점유취득시효를 주장했는데, 법원은 소유권 문제를 판단하기에 앞서 그 단체가 법적으로 어떤 성격의 단체인지를 먼저 살펴봤습니다.

 

고유한 의미의 종중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고유한 의미의 종중은 공동선조의 분묘를 수호하고 제사를 지내며 종원 상호간의 친목을 도모하는 등을 목적으로 공동선조의 후손들에 의해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되는 종족집단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사단법인처럼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규약을 만들어야 비로소 종중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몇몇 후손들이 모여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규약을 만든 뒤 단체 명칭에 ‘종중’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고 해서 당연히 고유한 의미의 종중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공동선조가 누구인지, 그 공동선조의 후손을 어떤 기준으로 구성원으로 하고 있는지입니다.

 

남성이나 특정 지역 거주자만 종중원이 될 수 있을까

 

고유한 의미의 종중에서는 공동선조와 성과 본을 같이하는 후손은 성별을 구별하지 않고 성년이 되면 원칙적으로 종중원이 됩니다.

그런데 실제 판례에서 문제된 단체는 공동선조의 후손 전체가 아니라 특정 지역에 거주하는 일부 후손을 중심으로 구성되었고, 성년 남성만을 정회원으로 정하고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구성원의 범위와 자격, 단체의 형성과정 등을 종합하여 해당 단체를 고유한 의미의 종중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단체 스스로 자신을 ‘종중’이라고 부르는지가 아니라 실제 구성원이 누구인지가 중요합니다.

 

고유한 의미의 종중이 아니면 소송도 할 수 없을까

 

여기서 또 하나 구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고유한 의미의 종중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과 법적인 단체로서 존재 자체가 부정되는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닙니다.

공동선조의 후손 일부가 특정한 목적 아래 별도의 단체를 조직하고, 규약과 대표자, 의사결정기관 등을 갖추어 계속 활동했다면 종중유사단체인 비법인사단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실제 판례에서도 법원은 원고 단체를 고유한 의미의 종중으로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종중유사단체로서의 당사자능력은 인정했습니다.

 

김용일 변호사의 실무 포인트

 

종중소송에서는 토지가 누구 소유인지 판단하기 전에 원고로 나선 단체가 어떤 법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부터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단체의 명칭이나 규약만 볼 것이 아니라 공동선조, 종원의 범위, 여성 후손의 포함 여부, 지역에 따른 회원 제한, 단체가 만들어진 과정과 과거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고유한 의미의 종중인지 종중유사단체인지에 따라 부동산 명의신탁 등에 적용되는 법리가 달라지고, 실제 종종땅 명의신탁 소송에서는 이것이 승패를 가르는 핵심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종중재산 소송에서는 단체의 법적 성격을 정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한 출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