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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조치법으로 된 오래된 등기, 잘못된 등기라며 말소할 수 있을까
[법무법인 현 부동산전문변호사 김용일]
오래된 토지의 등기부와 토지대장을 확인하다 보면 과거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다른 사람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나 소유권이전등기가 된 사실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속인 입장에서는 “원래 할아버지나 증조부 명의의 땅인데 다른 사람이 특별조치법을 이용해 자기 앞으로 등기했다”고 생각하여 등기를 되찾고 싶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거 토지대장에 선대의 이름이 있었다는 사실만 입증하면 현재 등기를 말소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특별조치법에 따라 이루어진 등기에는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는 강한 추정력이 인정되기 때문에 이를 뒤집으려면 구체적인 증거가 필요합니다.
특별조치법 등기에는 왜 강한 추정력이 인정될까
과거 특별조치법은 오랫동안 등기하지 못했던 부동산이나 실제 권리관계와 등기부가 일치하지 않는 부동산을 일정한 보증과 확인절차를 통해 정리하기 위해 마련된 법률입니다.
수십 년 전 이루어진 매매나 증여 등의 자료가 모두 남아 있을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사정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판례는 특별조치법에 따라 이루어진 등기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등기말소를 요구하는 사람이 그 추정력을 깨뜨려야 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우리 조상 땅이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할까
토지대장이나 옛 문서에 선대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다는 것은 중요한 자료입니다.
그러나 과거 어느 시점에 선대가 토지를 소유했다는 사실과 그 후 다른 사람에게 소유권이 이전될 수 없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상대방은 선대로부터 매수하거나 증여받는 등 적법하게 권리를 취득한 뒤 특별조치법을 통해 등기했다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과거 소유자가 누구였는지를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 등기가 만들어진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보증서나 확인서의 내용이 다르면 말소할 수 있을까
특별조치법 등기의 기초가 된 보증서나 확인서가 실제 사실과 다르다면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내용이 정확하지 않다는 사실만으로 등기가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판례에서도 매수일자나 매도인 표시가 실제 권리변동 과정과 다르다는 주장, 일부 보증인이 구체적인 매매경위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주장 등이 제기되었습니다.
법원은 그러한 사정만으로 특별조치법 등기의 추정력이 곧바로 깨지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단순한 기재상의 차이인지, 실제로는 권리를 취득하지 않았는데 허위의 보증과 확인을 통해 등기한 것인지를 구별해야 합니다.
오래된 등기일수록 주변 증거가 중요하다
특별조치법 등기는 수십 년 전에 이루어진 경우가 많아 당시 매매계약서나 영수증이 남아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토지대장과 등기부뿐 아니라 당시의 보증서와 확인서, 등기필증을 누가 보관했는지, 재산세를 누가 부담했는지, 실제 토지를 누가 점유·관리해 왔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상황을 알고 있는 사람의 진술이 남아 있다면 그 내용과 신빙성도 검토 대상이 됩니다.
김용일 변호사의 실무 포인트
특별조치법에 따른 오래된 등기를 말소하려는 소송에서는 “원래 우리 집안 땅이었다”는 사실만 입증하는 것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소송의 핵심은 현재 특별조치법 등기에 인정되는 추정력을 어떤 증거를 통해 깨뜨릴 것인지에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 토지대장과 등기부만 볼 것이 아니라 특별조치법 당시 작성된 보증서·확인서, 재산세 납부관계, 등기필증 보관관계, 토지의 점유와 관리상태 등 오랜 기간의 자료를 시간순으로 분석해야 합니다.
오래된 등기라는 이유만으로 무효라고 단정하기보다는 등기가 이루어진 법적 근거와 그 등기에 인정되는 추정력부터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