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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8

자필유언장에 다른 글씨처럼 보이는 추가 문구가 있으면 위조일까

[법무법인 현 상속전문변호사 김용일]

 

부모님이 남긴 자필유언장을 살펴보다 보면 특정 문구만 글씨의 크기나 굵기가 다르거나, 펜 색상이 달라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특정 상속인에게 재산을 준다는 중요한 부분에 추가 기재의 흔적이 있다면 다른 상속인으로서는 “누군가 유언장에 내용을 덧붙인 것 아닌가”라는 의심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문구가 다른 시기에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과 제3자가 이를 위조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중요한 것은 외관상 글씨가 달라 보이는지가 아니라 문제된 문구를 실제로 누가 작성했는지를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확인하는 것입니다.

 

펜 색깔이나 글씨 굵기가 다르면 위조일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같은 사람이 유언장을 한 번에 작성하지 않고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 내용을 보충하면서 다른 필기구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작성 자세나 건강상태 등에 따라 같은 사람의 필체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문구의 펜 색깔이나 글씨 굵기가 다르다는 외관만으로 제3자가 작성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유언장 전체가 비슷한 필기구로 작성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동일인이 작성했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결국 문제된 글씨 자체의 필적과 작성경위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추가된 문구만 따로 필적감정을 할 수 있을까

 

자필유언장 위조가 의심되는 경우 필적감정이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유언장 전체뿐 아니라 문제가 되는 특정 단어나 문구를 피상속인의 다른 필적과 비교하여 동일인이 작성했는지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때 비교자료도 중요합니다. 피상속인이 생전에 작성한 계약서, 금융기관이나 행정기관에 제출한 자필서류 등 작성자가 객관적으로 확인되고 유언장 작성시기와 비교적 가까운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된 부분이 다른 부분보다 나중에 기재된 것으로 보이더라도 필적감정 결과 피상속인 본인의 필적으로 판단된다면, 단순히 추가 기재라는 이유만으로 제3자의 위조라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추가 문구가 피상속인의 글씨라면 아무 문제가 없을까

 

여기서 한 가지 더 구별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된 추가 문구가 피상속인의 자필이라는 사실과 그 추가 또는 변경이 민법상 자필유언의 방식에 맞게 이루어졌는지는 별개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민법은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에 엄격한 방식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미 작성된 유언증서에 문자를 삽입·삭제 또는 변경하는 경우에도 법에서 정한 방식을 갖추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위조한 것이 아니다”라는 사실만 확인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 문제된 추가 기재가 유언 내용의 변경에 해당한다면 그 변경방법까지 적법한지를 별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조를 주장할 때는 어떤 증거가 중요할까

 

유언장 위조를 주장하면서 단순히 “평소 글씨와 달라 보인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언장 원본의 상태와 필적감정뿐 아니라 유언장이 언제 어디에서 발견되었는지, 누가 보관했는지, 누가 접근할 수 있었는지, 추가 기재로 특정 상속인이 어떤 이익을 얻게 되는지 등 작성·보관·발견 경위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유언의 효력을 주장하는 측에서도 문제된 부분이 피상속인의 필적이라는 점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대조필적과 유언장 작성경위에 관한 자료를 확보하여 위조 주장을 구체적으로 반박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용일 변호사의 실무 포인트

 

자필유언장에 추가 기재의 흔적이 발견된 사건에서는 처음부터 “유언장 전체가 위조되었다”는 식으로 접근하기보다 쟁점을 단계적으로 나누어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실제로 추가되거나 변경된 문구가 있는지 확인하고, 다음으로 그 문구를 피상속인이 작성했는지 제3자가 작성했는지를 필적감정과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살펴야 합니다.

그 다음에는 해당 문구가 유언의 핵심적인 내용을 추가하거나 변경한 것인지, 그렇다면 자필유언의 변경에 필요한 법정방식까지 갖추었는지를 검토해야 합니다.

결국 자필유언장 일부의 필체나 펜이 다르다는 사실만으로 유언장 전체가 위조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추가 문구의 작성자, 작성시점과 경위, 필적감정 결과, 해당 문구의 내용과 법정방식 준수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자필유언의 효력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