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Legal Insights
유언장을 바로 공개하지 않으면 상속결격자가 될까
[법무법인 현 상속전문변호사 김용일]
부모가 사망한 뒤 특정 자녀가 유언장을 가지고 있으면서 다른 형제자매에게 원본을 바로 공개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까요?
다른 상속인 입장에서는 “유언장을 숨긴 것이니 상속받을 자격도 없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언장을 즉시 공개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상속결격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속결격은 상속인의 지위 자체를 박탈하는 중대한 효과가 발생하는 만큼, 실제로 유언장을 은닉하거나 파기한 행위가 있었는지를 구체적인 증거에 따라 판단해야 합니다.
유언장 은닉·파기는 상속결격 사유가 될 수 있다
민법은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서를 위조·변조·파기 또는 은닉한 사람을 상속결격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동상속인 중 한 사람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상속재산을 가져갈 목적으로 피상속인의 유언장을 고의로 없애거나 숨겼다면 상속결격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상속결격이 인정되면 그 사람은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과 같은 중대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의심만으로는 부족하고 법에서 정한 결격행위가 실제로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유언장 원본을 늦게 공개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할까
실제 상속분쟁에서는 유언장을 보관하고 있던 자녀가 다른 형제자매들에게 원본을 곧바로 보여주지 않았다는 사정이 문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원본을 즉시 공개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법률상 ‘은닉’은 반드시 같은 의미라고 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유언장과 동일한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다른 상속인들에게 전달했다거나, 유언의 내용을 알 수 있는 다른 객관적인 자료가 존재했다면 유언의 존재와 내용을 감추려 했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내용의 유언장이 별도로 존재했는데 이를 파기하거나 숨겼다고 주장한다면 그러한 유언장이 실제 존재했다는 점부터 입증해야 합니다.
상속결격을 주장하려면 무엇을 입증해야 할까
상속결격 분쟁에서는 단순히 “그 사람이 유언장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만 볼 것이 아닙니다.
유언장이 언제 작성되었는지, 누가 보관했는지, 다른 상속인들에게 유언의 존재와 내용을 알렸는지, 원본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유언 내용이 담긴 녹음·사진·메시지 등이 존재하는지 등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특히 “원래 다른 내용의 유언장이 있었는데 상대방이 없앴다”는 주장이라면 그 유언장의 존재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가 중요합니다.
김용일 변호사의 실무 포인트
상속결격 주장은 상속재산분할 결과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강력한 주장인 반면 입증이 중요합니다.
유언장을 늦게 공개했다는 결과만 강조하기보다 유언장의 작성·보관·공개 과정을 시간순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상속결격 주장을 받는 입장이라면 유언의 존재나 내용을 감추려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녹음파일, 사진, 문자메시지, 가족 간 대화 등을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유언장을 가지고 있으면서 형제들에게 보여주지 않으면 무조건 상속결격인가요?
아닙니다. 원본을 즉시 공개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상속결격이 되는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행위와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Q. 상속결격이 인정되면 상속분만 줄어드나요?
단순히 상속분이 줄어드는 문제와 다릅니다. 상속결격이 인정되면 해당 상속인은 법률상 상속인의 자격을 잃게 되므로 상속재산분할에서 매우 중대한 쟁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