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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9

종중총회 적법 소집 절차와 결의무효 사유, 효력정지가처분 전략

[법무법인 현 종중전문변호사 김용일]


종중(문중) 내부에서 대표자 선임이나 종중재산의 처분·매각대금 분배를 둘러싸고 총회 결의의 효력 유무에 대해 법적 다툼이 발생하는 경우가 대단히 많습니다.

종중총회 결의가 법적으로 유효하기 위해서는 소집권자, 소집통지 절차, 의결정족수 등 형식적 절차 요건뿐만 아니라 결의 내용의 실체적 정당성까지 두루 갖추어야 합니다.

만약 이러한 요건 중 어느 하나라도 결여된다면 그 총회 결의는 법원에서 절대적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종중과 종중원 자격의 기본 법리를 살펴보고, 종중총회 소집통지 요건과 총회 결의가 무효로 판정되는 구체적인 판례 기준들을 상세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종중의 법적 성격과 종중원 자격의 변천


종중이란 공동선조의 분묘 수호와 제사, 그리고 종중원 상호 간의 친목 도모를 목적으로 성년 후손들을 구성원으로 하여 자연발생적으로 성립하는 비법인사단 형태의 종족집단입니다.

따라서 특정 종중의 실체와 권리능력을 파악함에 있어서는 공동선조가 누구인지, 즉 ‘중시조’의 특정이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됩니다.

종중원의 자격과 관련하여 과거 대법원 판례는 관습법을 근거로 성년 남자만을 종중원으로 인정하고 여성은 제외하였습니다.

그러나 2005년 7월 21일 선고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02다1178)을 통해 “공동선조와 성과 본을 같이 하는 후손은 성별의 구별 없이 성년이 되면 당연히 종중의 구성원이 된다”고 판례를 전격 변경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는 출가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성년 여성이 당연히 종중원의 자격을 갖게 되었습니다.

반면 다른 가문에 양자로 입양된 자(출계자) 및 그 직계비속이 친가의 종중원이 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대법원은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종중총회의 소집권자와 적법한 소집절차


종중총회를 소집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소집권자에 의해 절차가 개시되어야 합니다.

종중규약이나 관례에 정함이 있다면 그에 따르고(통상 종중 대표자가 소집권자가 됩니다), 규약이나 관례가 없다면 생존하는 종중원 중 항렬이 가장 높고 나이가 가장 많은 ‘연고항존자(선임 연고항존자)’가 소집권자가 됩니다.

만약 종중의 대표자나 연고항존자가 종중원들의 정당한 총회 소집 요구에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응하는 경우에는, 총회 소집을 요구한 발의자들 또는 차석 연고항존자가 소집권자를 대신하여 총회를 소집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소집권한이 없는 자가 소집한 총회는 원칙적으로 무효이며, 권한 없는 자의 총회 소집에 연고항존자가 사후에 참석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소집 하자가 치유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확고한 태도입니다(대법원 92다42439 판결).



 

종중총회의 소집통지 대상 및 통지 방법


종중총회가 유효하게 성립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핵심 요건은 바로 ‘전체 종원에 대한 개별 소집통지’입니다.


1. 통지 대상자의 확정

종중의 족보가 발간되어 있다면 그 족보의 기재에 오류가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족보를 기준으로 통지 대상 종원의 범위를 확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종원들 중 ‘국내에 거주하고 소재가 분명하여 통지가 가능한 모든 종원’에게 빠짐없이 소집통지를 해야 합니다.

특히 여성 종원에게 소집통지를 하지 않은 총회 결의는 중대한 무효 사유가 됩니다.


2. 통지 기간 및 방식

소집통지는 원칙적으로 종중원들이 회의 참석 여부를 결정하고 토론을 준비할 수 있도록 상당한 기간(통상 종중규약상 정해진 기간, 규약이 없다면 총회 개최일 1주일 전) 전에 도달해야 합니다.

통지의 방식은 반드시 서면이나 우편에 의할 필요는 없으며, 구두, 전화, 문자메시지, SNS 등을 활용하여 개별적으로 전달되어도 무방합니다.

다만 단순히 현수막을 게시하거나 신문 공고만 낸 것은 개별 통지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3. 회의 목적사항의 기재

총회 소집통지를 발송할 때는 회의의 목적사항(안건)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합니다.

종중원들이 어떠한 안건이 상정되는지 미리 알고 대처할 수 있을 정도로 기재되어야 하며, 만약 소집통지에 전혀 기재되지 않았던 중대한 안건(예: 종중재산 처분, 대표자 변경 등)을 총회 당일 돌발적으로 상정하여 가결한 경우, 그 결의 역시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4. 소집통지가 면제되는 예외 (정기총회)

종중규약이나 오랜 관례에 의하여 매년 1회 일정한 일시(예: 매년 음력 10월 첫째 일요일 시제일)와 일정한 장소(시제 공간 등)에서 정기적으로 모여 종중 대소사를 처리하기로 확립되어 있는 ‘정기총회’의 경우에는, 별도의 소집통지나 안건 고지가 없더라도 그 총회 결의는 유효성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종중총회 결의의 유·무효 판단과 확인소송 실무


종중총회의 의결정족수는 종중규약에 규정이 있다면 그에 따르고, 규약이 없다면 출석 종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의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입니다.

총회 결의에 하자가 있는 경우, 종중원은 법원에 ‘종중총회결의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여 그 효력을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1. 절차상 하자로 인한 무효 사유

통지 가능한 종원(특히 여성 종원, 특정 파의 종원 등)에 대한 소집통지를 누락한 경우, 규약에 정해진 소집 기간을 지키지 않고 촉박하게 소집한 경우, 정당한 소집권한이 없는 자가 소집한 경우, 정기총회 장소로 지정된 적이 없는 엉뚱한 장소에서 소집통지 없이 개최한 경우, 의결정족수나 출석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했거나 위임장을 위조하여 정족수를 조작한 경우 등은 모두 절차상 무효 사유에 해당합니다.


2. 실체상(내용상) 하자로 인한 무효 사유

절차를 준수하였다 하더라도 결의 내용 자체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거나 현저히 불공정한 경우 무효가 됩니다.

대표적인 실무 사례가 ‘종중 토지 매각대금의 분배 결의’입니다.

대법원은 종중재산을 분배함에 있어 특정 종중원(예: 여성 종원, 특정 계파 종원 등)을 합리적 이유 없이 배제하거나 현저히 불리하게 차별하여 분배하는 내용의 총회 결의는 종중원의 고유하고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7다74460 판결 등).


3. 가처분 신청을 통한 선제적 대응

총회 결의가 무효임에도 불구하고 대표자가 종중 토지를 제3자에게 매각하거나 근저당권을 설정하려 하거나, 매각대금을 특정 종원들에게 임의 분배하려 한다면 본안 소송 판결 전까지 재산이 흩어질 위험이 큽니다.

따라서 총회결의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함과 동시에 법원에 ‘총회결의효력정지가처분’ 및 ‘직무집행정지가처분’, 그리고 종중부동산에 대한 ‘처분금지가처분’이나 ‘분배금지급금지가처분’을 신속히 신청하여 후속 집행을 사전에 동결시켜 두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