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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금부과처분 취소소송, 점유취득시효로 승소하는 전략
[법무법인 현 부동산전문변호사 김용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토지(국·공유지)를 수십 년간 주택의 마당이나 담장 안 부지로 평온하게 점유해 오던 중, 어느 날 거액의 '변상금 부과 처분'을 통지받고 당황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국유재산법 및 공유재산법상 변상금은 법률상 정당한 사용 권원 없이 국·공유재산을 무단 점유·사용한 자에게 부과되는 징벌적 행정처분입니다.
그러나 20년 이상 평온·공연하게 점유하여 민법상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면, 비록 국가 명의로 등기가 남아있더라도 점유할 정당한 권리가 인정되어 변상금 부과 처분을 전면 취소시킬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승소 사례를 바탕으로, 변상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점유취득시효를 관철시키는 핵심 법리와 행정재산 판정 기준, 그리고 구체적인 소송 대응 전략을 상세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점유취득시효 완성자의 법적 지위와 변상금 부과의 위법성
국유재산법 제72조 및 공유재산법 제81조에 따른 변상금 부과의 전제 요건은 ‘법률상 정당한 권원 없는 무단 점유’입니다.
민법 제245조 제1항에 따르면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한 자는 등기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합니다.
대법원은 “부동산에 대한 취득시효가 완성되면 점유자는 소유명의자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취득하고, 소유자는 이에 응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시효취득자는 아직 등기를 마치지 않았더라도 점유를 정당화할 실체적 권리가 있으므로, 소유명의자는 시효취득자를 상대로 토지 인도나 점유로 인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법리는 국·공유지에 대한 변상금 부과처분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된 점유자는 더 이상 ‘권원 없는 무단 점유자’가 아니므로, 행정청이 행한 변상금 부과 처분은 처분의 전제 요건을 흠결한 것으로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합니다.
지목이 도로·구거인 국유지도 시효취득이 가능한가 : 일반재산의 판단 기준
점유취득시효를 주장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바로 해당 토지가 ‘행정재산’인지 여부입니다.
국유재산법상 국유재산은 ‘행정재산’과 ‘일반재산’으로 구분되는데, 공공의 목적에 직접 사용되는 행정재산은 사법상 거래의 대상이 되지 않으므로 시효취득이 엄격히 금지됩니다(국유재산법 제6조, 제31조).
따라서 변상금 취소소송에서 승소하기 위해서는 점유 기간 동안 해당 국유지가 행정재산이 아니라 시효취득의 대상이 되는 ‘일반재산’이었음을 입증해 내야 합니다.
실무에서 행정청은 토지대장상 지목이 ‘도로’, ‘구거’, ‘하천’ 등으로 되어 있거나 국유재산대장에 행정재산으로 등재되어 있다는 이유를 들어 무조건 시효취득이 불가능하다고 항변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형식적인 공부상 기재에 구속되지 않고, 해당 토지의 실질적인 이용 현황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1. 실제 공공용으로 사용된 사실의 부존재
지목이 도로라 하더라도 도로로서의 형태나 구조를 전혀 갖추지 못했고, 수십 년간 일반 공중의 통행에 제공된 바 없이 개인 건물의 부지나 마당, 텃밭 등으로 폐쇄적으로 점유·사용되어 왔다면 도로로서의 공공성이 부인됩니다.
2. 도로법상 공용개시행위의 부존재
행정재산이 되기 위해서는 도로법 등 관계 법령에 따른 노선 지정·공고나 도로구역 결정·고시 등 국가가 공공용으로 사용하겠다는 명시적인 행정 행위(공용개시행위)가 존재해야 합니다. 이러한 공용개시 절차가 없었다면 지목이 도로라도 행정재산으로 볼 수 없습니다.
3. 공용폐지(묵시적 용도폐지)의 인정
과거 한때 도로로 사용된 적이 있더라도, 우회도로 개설이나 도시계획 변경 등으로 공공 목적으로서의 기능이 사실상 상실된 채 장기간 방치되었다면 국행정청의 공용폐지 의사가 묵시적으로 인정되어 ‘일반재산’으로 전환된 것으로 판단받을 수 있습니다.
법원 판례 역시 “토지 지목이 도로이고 국유재산대장에 등재되어 있더라도, 수십 년간 건물의 부지로 사용되어 도로의 형태를 갖추지 못했고 공용개시행위가 없었다면 시효취득의 대상이 되는 일반재산에 해당하므로, 시효완성자에 대한 변상금 부과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18구단23926 판결 등).
자주점유(소유의 의사)의 인정과 경계 침범의 한계
점유취득시효가 성립하려면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점유하는 자주점유여야 합니다.
민법 제197조 제1항에 따라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점유한 것으로 법률상 추정되므로, 점유자가 스스로 자주점유임을 입증할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행정청 측에서 "소유의 의사가 없는 타주점유"라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
특히 자기 소유의 대지와 인접한 국유지의 경계가 불분명하여, 건물을 신축하거나 매수하면서 착오로 인접 국유지를 침범하여 담장을 치고 점유해 온 사안(착오에 의한 경계 침범)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주점유가 인정됩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침범 면적이 매수한 본래 대지 면적에 비추어 지나치게 넓은 경우입니다.
대법원은 점유한 인접 토지의 면적이 본래 토지 면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과도하게 넓은 때에는, 매수 당시 타인의 토지를 침범한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보아 자주점유 추정을 번복하고 타주점유로 판정하므로, 침범 면적의 비율을 사전에 정밀하게 측정해야 합니다.
변상금 취소소송을 위한 실무 대응 체크포인트
국·공유지 무단점유 변상금 통지서를 받았다면 막연히 체납하거나 납부할 것이 아니라, 다음 요건을 체계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첫째, 점유 기간의 승계 여부입니다. 본인이 직접 점유한 기간이 20년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전 소유자나 선대의 점유 기간을 합산(점유의 승계)하여 20년을 넘길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행정소송의 제소기간 준수입니다. 변상금 부과 처분 취소소송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1년 이내'에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해야 하므로 기한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셋째, 시효중단 사유의 부존재 확인입니다. 20년의 시효 진행 도중 행정청으로부터 적법한 자진철거 계고장을 수령했거나, 스스로 국유재산 대부계약을 체결하고 대부료를 납부한 사실이 있다면 자주점유가 부인되거나 시효가 중단될 위험이 있습니다.
넷째, 행정소송과 민사소송의 병행 제기입니다. 변상금 취소소송(행정소송)과 함께 국가나 지자체를 상대로 점유취득시효 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민사소송)을 신속히 병행 청구함으로써, 토지의 소유권 자체를 확보하고 변상금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