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Legal Insights

2026-09-15

부모가 며느리나 손자에게 증여한 재산도 유류분에 포함될까

[법무법인 현 상속전문변호사 김용일]

부모가 생전에 자녀가 아닌 며느리나 사위, 손자녀에게 부동산이나 주식 등을 증여한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가 사망한 뒤 유류분소송이 시작되면 다른 상속인들은 “실제로는 그 자녀에게 재산을 준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유류분 계산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며느리나 손자가 증여받은 재산도 그 배우자나 부모인 상속인의 특별수익으로 볼 수 있을까요?

원칙적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며느리, 사위, 손자녀는 해당 상속인과 별개의 사람이므로 이들에게 증여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재산을 자녀가 받은 특별수익으로 계산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증여의 경위와 재산의 실질적인 귀속관계를 살펴보았을 때 특정 상속인에게 직접 증여한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며느리나 손자가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자녀의 특별수익이 되지는 않는다

 

유류분을 계산할 때 공동상속인이 피상속인으로부터 생전에 받은 특별수익은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그러나 부모가 자녀에게 직접 증여한 경우와 자녀의 배우자나 자녀에게 증여한 경우는 구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며느리에게 부동산을 증여했다고 해서 “며느리는 아들의 배우자이므로 결국 아들이 받은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손자에게 재산을 증여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족관계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제3자가 받은 증여를 상속인의 특별수익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는 자녀에게 준 것과 같다면 달라질 수 있다

 

다만 명의만 며느리나 손자 앞으로 해두었을 뿐 증여의 실질이 특정 자녀에게 재산을 준 것과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특별수익 여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단순히 누구 명의로 등기되었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왜 그 사람에게 증여했는지, 증여 이후 누가 재산을 관리하고 사용했는지, 재산에서 발생한 수익을 누가 가져갔는지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유류분소송에서는 증여의 형식뿐 아니라 실제 경제적 이익이 누구에게 귀속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손자에게 증여한 경우에는 무엇을 살펴봐야 할까

 

손자녀에 대한 증여도 손자가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부모인 자녀의 특별수익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손자가 성인이 되어 독립적인 경제생활을 하고 있고 조부모가 손자에게 직접 재산을 증여할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면 해당 증여를 손자의 부모가 받은 것과 동일하게 평가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면 어린 손자에게 상당한 재산이 증여되었는데 증여 이후에도 그 부모가 재산을 사실상 관리·처분하고 그 수익까지 사용했다면 증여의 실질을 보다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손자가 어리다는 사실이나 부모가 대신 재산을 관리했다는 사정 하나만으로 곧바로 부모의 특별수익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전체적인 증여경위와 실제 이익의 귀속관계를 종합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며느리나 사위에게 증여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배우자에 대한 증여 역시 혼인관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배우자의 특별수익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부모가 며느리나 사위에게 독자적으로 재산을 증여한 것이라면 원칙적으로 그 재산은 수증자에게 귀속됩니다.

따라서 이를 자녀의 특별수익이라고 주장하려면 단순한 가족관계를 넘어 사실상 해당 자녀에게 증여한 것과 동일하게 볼 수 있는 구체적인 사정이 필요합니다.

부동산이라면 증여 이후 누가 사용하고 관리했는지, 임대수익은 누구에게 귀속되었는지, 담보로 제공되었다면 누구의 채무를 위해 사용되었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주식이나 회사 지분이라면 실제 권리행사와 이익의 귀속관계 역시 검토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김용일 변호사의 실무 포인트

 

유류분 사건에서 며느리나 손자 명의의 재산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재산을 빼돌리기 위한 증여”라거나 “자녀가 받은 특별수익”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가족관계가 아니라 증여의 실질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사건을 검토할 때 증여 당시 수증자의 나이와 경제상황, 피상속인과 수증자의 관계, 증여 목적, 증여 이후의 재산관리, 임대료·배당 등 수익의 귀속, 담보제공과 처분내역 등을 연결해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고액의 상속분쟁에서는 부동산과 예금, 주식, 가족회사 지분 등이 여러 가족 명의로 나뉘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각각의 재산을 따로 보는 것보다 증여 전후의 전체 재산 흐름을 분석하면 실질적인 귀속관계가 드러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증여받은 측에서는 피상속인이 며느리나 손자에게 직접 증여할 독립적인 이유가 있었고, 증여 후에도 수증자가 자신의 재산으로 관리·사용했다는 점을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부모가 며느리나 손자에게 증여한 재산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자녀의 특별수익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유류분소송에서는 “누구 명의로 증여했는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누구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을 주기 위한 증여였는가”를 구체적인 증거를 통해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