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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명의신탁의 추정을 깨고 3자간 명의신탁으로 소유권등기를 찾는 방법
[법무법인 현 부동산전문변호사 김용일]
부동산 명의신탁이란 대내적으로 신탁자가 실질적인 소유권을 보유하여 이를 관리·수익하기로 하면서, 대외적인 등기명의만을 수탁자 앞으로 해두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당사자 사이에서는 A를 실질 소유자로 하기로 합의하되, 대외적인 등기명의는 B 앞으로 마쳐두는 경우입니다.
부동산 명의신탁은 크게 3가지 유형이 있는데, 이번 글에서는 실무상 가장 치열하게 다투어지는 '계약명의신탁'과 '3자간 명의신탁'의 구별기준과 구체적인 법원 판결 사례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계약명의신탁과 3자간명의신탁의 구별 실익 및 핵심 기준
부동산 명의신탁의 3가지 유형은 양자간 명의신탁, 계약명의신탁, 3자간 명의신탁(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입니다.
이 중 양자간 명의신탁은 본인 명의로 소유권 등기를 보유하고 있던 자가 그 등기명의를 타인(명의수탁자)에게 이전하는 형태입니다.
양자간 명의신탁 사건에서는 실무상 증여인지 명의신탁인지가 주로 문제 되며, 명의신탁으로 인정되면 신탁자는 원인무효를 이유로 수탁자로부터 소유권 등기명의를 언제든지 되찾아올 수 있습니다.
반면 계약명의신탁과 3자간 명의신탁은 본인 명의의 등기를 넘겨주는 것이 아니라, 제3자(매도인)로부터 부동산을 매수하면서 애초에 등기명의를 본인이 아닌 타인 명의로 취득할 때 발생합니다. 이때 양자의 구별 실익은 매우 큽니다.
만약 3자간 명의신탁으로 인정받게 되면, 명의신탁자는 매도인을 대위하여 수탁자의 등기를 말소시키고 매도인으로부터 자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받아 '부동산 소유권 자체'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계약명의신탁으로 판단되면 부동산 소유권은 수탁자에게 완전히 귀속되므로 등기명의는 결코 되찾지 못하고, 단지 과거에 제공했던 '매매대금 원금 상당액'에 대해서만 10년의 소멸시효 내에 부당이득반환으로 청구할 수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부동산 시세가 상승한 경우라면 신탁자 입장에서는 반드시 3자간 명의신탁으로 인정받아야만 합니다.
계약명의신탁과 3자간 명의신탁을 가르는 법적 구별기준은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가'에 따라 결정됩니다.
부동산 매수 시 등기부상 매수인으로 기재된 자(수탁자)를 매매계약의 진정한 당사자로 볼 수 있다면 계약명의신탁이 되고, 등기부상 명의자와 상관없이 실질 소유자인 명의신탁자를 매매계약의 당사자로 볼 수 있다면 3자간 명의신탁이 됩니다.
그런데 타인의 명의로 등기를 취득할 때는 통상 매매계약서에도 그 등기명의자를 매수인으로 기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처분문서인 매매계약서에 기재된 매수인을 계약당사자로 보는 것이 원칙이므로, 타인 명의로 매수한 부동산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명의신탁으로 추정될 위험이 큽니다.
결국 3자간 명의신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계약서상 매수인 명의에도 불구하고 '매도인이 명의신탁자를 실질적인 매매당사자로 인식하였고, 매매계약에 따른 법률효과를 명의신탁자에게 직접 귀속시킬 의도로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을 명의신탁자 측에서 명확히 입증해 내야 합니다.
계약명의신탁으로 인정된 실무 판례
실제 소송에서 법원은 계약서의 문언적 기재를 중시하므로, 별다른 반증이 없다면 계약명의신탁으로 엄격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원고가 부동산을 매수하면서 피고 앞으로 등기명의를 마쳤는데, 본 건은 3자간 명의신탁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자신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주어야 한다고 주장한 사안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어떤 사람이 타인을 통하여 부동산을 매수하면서 매수인 명의 및 소유권이전등기명의를 그 타인 명의로 하기로 한 경우, 이러한 명의신탁관계는 당사자들 사이의 내부적 관계에 불과하다. 따라서 상대방(매도인)이 명의신탁자를 매매당사자로 이해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외적으로는 계약명의자인 타인을 매매당사자로 보아야 한다. 설령 매도인이 그 명의신탁관계를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계약명의자가 아닌 명의신탁자에게 계약에 따른 법률효과를 직접 귀속시킬 의도로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계약명의신탁으로 보아야 한다(서울고등법원 2023나2033338 판결).”
즉, 단순히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며, 매도인과 신탁자 사이에 법률효과를 신탁자에게 직접 귀속시키겠다는 명시적·묵시적 합의가 증명되지 않는다면 법원은 원칙대로 계약명의신탁으로 판정합니다.
3자간 명의신탁으로 인정된 구체적 실무사례
반면 매매계약서상 명의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인 제반 정황을 치밀하게 입증하여 3자간 명의신탁으로 인정받고 부동산 소유권을 회복한 판례들도 존재합니다.
사례 1. 매도인의 사실확인서 및 등기권리증 보관 등이 인정된 사안
원고가 매도인 A로부터 부동산을 매수하면서 자금 사정 등으로 B 명의로 등기를 마쳤고, A 역시 이를 알고 있었다며 3자간 명의신탁을 주장하여 B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한 사안입니다.
법원은 ①원고가 해당 부동산의 등기권리증(등기필증)을 소지·보관하고 있는 점, ②매도인 A가 '계약 당시 실제 매수인은 B가 아닌 원고라는 점을 알고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확인서를 작성해 준 점, ③원고가 담보대출금의 원금과 이자를 직접 변제해 온 점, ④취득세, 등록세 및 근저당권 설정비용 영수증을 원고가 소지하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3자간 명의신탁을 인정하여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22가단101470 판결).
사례 2. 소유권 및 매매권리가 신탁자에게 있음을 명시한 확인서가 존재하는 사안
원고가 토지를 매수하면서 등기는 피고 명의로 경료하였으나, 이후 원고와 피고 사이에 “합의하에 토지를 피고에게 이전하나, 피고는 매매권리가 없고 모든 실질 권리는 원고에게 있으며, 피고는 투자한 금원이 없다”는 취지의 확인서가 작성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법원은 당사자 간의 진정한 의사가 원고를 계약당사자로 삼은 것임을 인정하여 3자간 명의신탁으로 판단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2나2020694 판결).
명의신탁 소송 승소를 위한 실무 제언
타인 명의로 취득한 부동산의 소유권 등기를 되찾고자 한다면, 소송 초기 단계부터 계약명의신탁의 추정을 깨뜨리고 3자간 명의신탁임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집중적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실제 계약 교섭에 참여한 주체가 누구인지 입증할 수 있는 통화 녹취록 및 문자메시지, 계약금·중도금·잔금의 금융 출처 증빙, 매도인이 실제 계약자를 누구로 인식했는지에 관한 매도인의 진술서 또는 증인신문, 등기권리증 원본의 소지 여부, 세금 납부 영수증 및 재산세 납부 내역 등이 핵심 증거가 됩니다.
아울러 본안 소송을 제기하기 전, 수탁자가 부동산을 제3자에게 임의로 처분하거나 담보를 설정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반드시 부동산 처분금지가처분을 먼저 집행해 두어야 안전하게 소유권을 환원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소송 형태에 있어서도 명의수탁자만을 피고로 삼아서는 안 되며, 매도인과 명의수탁자 모두를 공동피고로 지정하여 ‘매도인을 대위한 수탁자 명의 등기말소청구’와 ‘매도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하나의 소송에서 병합 청구해야만 소송 절차의 지연 없이 한 번에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