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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6

이미 자녀에게 증여한 부동산, 나중에 효도계약서를 써도 돌려받을 수 있을까

[법무법인 현 상속전문변호사 김용일]

 

부모가 자녀에게 부동산을 증여할 당시에는 별다른 조건을 정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정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가 노후 부양에 대한 불안을 느끼면서 자녀에게 “앞으로 나를 제대로 돌보지 않으면 증여받은 재산을 돌려준다”는 내용의 효도계약서를 작성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이미 증여등기까지 모두 끝난 상태에서 뒤늦게 작성한 효도계약서가 과연 효력이 있을까요?

실제 판례에서는 바로 이 문제가 다루어졌습니다.

 

증여 당시 조건이 없었다면 끝난 문제일까

 

일반적으로 부동산 증여와 소유권이전등기까지 완료되었다면 증여자는 단순한 변심만으로 재산을 되찾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수증자인 자녀 입장에서는 “재산을 받을 때 아무런 조건이 없었으니 나중에 부모가 새로운 조건을 붙일 수 없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실제 판례에서도 이와 같은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부동산을 증여할 당시에는 효도나 부양에 관한 조건이 없었고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야 효도계약서가 작성되었으므로, 이미 완료된 증여의 효력에는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취지였습니다.

 

증여가 끝난 뒤에도 새로운 합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법원은 최초 증여 당시 해당 부담이나 조건에 관한 합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후 증여자와 수증자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는 것까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즉 부모가 일방적으로 이미 끝난 증여에 새로운 조건을 붙이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지만, 부모와 자녀가 합의하여 기존 증여와 관련한 새로운 부담을 설정하는 것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증여 후에 작성된 계약서”라는 이유만으로 효력이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자녀도 동의했는지다

 

이 부분이 실무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부모가 혼자 효도계약서를 작성해 보관했다고 해서 자녀에게 새로운 의무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자녀가 그 내용을 알고 새로운 부담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 판례에서는 수증자들이 효도계약서에 직접 서명하거나 무인했고, 문서에는 기존 증여와의 관계 및 부담하는 의무, 이를 위반했을 경우 증여재산을 반환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정이 계약의 성립과 효력을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었습니다.

 

나중에 작성할수록 계약 내용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증여 당시 함께 작성한 계약이 아니라 몇 년 뒤 별도로 작성한 효도계약이라면 기존 증여와 어떤 관계인지가 더욱 중요해집니다.

어느 부동산에 관한 증여를 대상으로 하는지, 수증자가 새롭게 부담하는 의무는 무엇인지, 어떤 경우를 위반으로 보는지, 위반하면 해당 부동산을 반환하는지 등을 명확하게 기재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앞으로 효도하겠다”는 내용만으로는 재산반환까지 예정한 계약인지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김용일 변호사의 실무 포인트

 

이 판례에서 주목할 부분은 이미 증여가 끝난 뒤에도 당사자들이 합의하여 새로운 부담을 정할 수 있다고 본 점입니다.

그러나 이를 “부모가 나중에 효도계약서를 만들기만 하면 이미 증여한 재산을 언제든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핵심은 수증자인 자녀가 새로운 부담에 동의했는지와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입니다.

따라서 증여 후 별도의 효도계약이나 반환약정을 체결하려면 기존 증여와의 관계, 자녀가 부담할 의무, 위반 시 재산반환의 효과를 명확하게 문서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