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Legal Insights

2026-09-16

종중 대표자 선임에 문제가 있다면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할 수 있을까

[법무법인 현 종중전문변호사 김용일]

 

종중총회에서 새로운 대표자가 선임되었는데 총회 소집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면 종중원은 대표자 선임결의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안소송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그동안 선임된 회장이 종중 대표자로서 종중재산을 관리하고 계약을 체결하거나 종중 명의의 소송을 진행한다면, 나중에 선임결의가 무효로 확정되더라도 이미 이루어진 행위를 둘러싸고 또 다른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본안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대표자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총회결의에 하자가 있다는 주장만으로 충분할까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이 인정되려면 대표자 선임결의가 무효라고 볼 만한 피보전권리와 함께 본안판결 전까지 대표자의 직무를 정지시켜야 할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어야 합니다.

실제 판례에서는 종중 대표자를 선임한 임시총회의 소집통지 과정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지가 먼저 문제되었습니다.

법원은 통지 가능한 모든 종중원에게 개별적으로 총회 소집통지를 했다고 보기 어렵고, 주소나 행방을 알 수 없는 종중원들에게도 신문공고 등의 방법으로 참여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발송한 소집통지 중 상당수가 반송되었는데도 정확한 주소를 다시 확인하거나 재송달하기 위한 노력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했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법원은 대표자를 선임한 총회결의에 중대한 소집절차상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왜 본안판결까지 기다리지 않고 직무를 정지시킬까

 

총회결의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다고 해서 대표자의 권한이 자동으로 정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대표자는 계속 종중 명의로 여러 업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실제 판례에서도 신청인은 대표권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종중을 대표하여 명의신탁 해지 관련 소송 등을 진행할 경우 그 효과를 나중에 되돌리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 역시 대표자 선임결의가 무효임에도 그 사람이 계속 대표자로 직무를 수행한다면 이후 본안판결에서 대표권이 부정될 경우 종중원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보아 직무집행정지의 필요성을 인정했습니다.

 

대표자의 직무가 정지되면 종중 업무는 누가 할까

 

대표자의 직무만 정지시키고 아무도 종중을 대표할 수 없다면 종중의 정상적인 업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직무집행정지와 함께 직무대행자 선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실제 판례에서도 법원은 기존 대표자의 직무를 본안판결 확정 시까지 정지시키면서 그 기간 동안 종중의 문장 직무를 수행할 직무대행자를 별도로 선임했습니다.

직무대행자를 누구로 정할지는 당사자들의 이해관계와 의사, 후보자의 중립성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어떤 경우 가처분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까

 

대표자 선임총회의 소집통지에 중대한 하자가 있거나, 소집권한 없는 사람이 총회를 개최했다는 등의 이유로 대표권 자체에 중대한 분쟁이 있는 상황에서 그 대표자가 중요한 종중재산을 처분하려 하거나 종중 명의의 소송을 제기하려는 경우라면 본안소송만으로 충분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안판결이 나오기 전에 법률관계가 크게 변경된다면 나중에 승소하더라도 새로운 분쟁을 해결해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용일 변호사의 실무 포인트

 

종중 대표자 분쟁에서는 본안소송과 가처분을 별개의 문제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표자 선임결의가 무효라는 본안 주장이 타당하더라도 그 판결이 확정되기까지 대표자가 어떤 행위를 할 수 있는지가 현실적으로 더 급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준비한다면 총회 소집절차의 하자를 보여주는 종중원 명부와 소집통지자료뿐 아니라, 현재 대표자가 종중재산의 처분이나 소송 등 구체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이를 그대로 둘 경우 어떤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수 있는지도 함께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판례처럼 대표자 선임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소명되고 그 대표자가 계속 직무를 수행할 경우 종중의 법률관계에 회복하기 어려운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면, 본안판결 전 대표자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직무대행자를 선임하는 가처분이 중요한 대응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