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Legal Insights
종중재산으로 명의신탁한 토지가 수용됐다면 보상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법무법인 현 부동산·종중전문변호사 김용일]
종중재산 중에는 종중 명의가 아니라 종중원 개인 명의로 오랫동안 등기되어 있는 토지가 있습니다.
이러한 토지가 도로개설이나 개발사업 등에 편입되어 수용되거나 협의취득되고 보상금이 등기명의자인 종중원 또는 그 상속인에게 지급되면, 종중에서는 “실제 소유자는 종중이므로 보상금도 종중재산”이라며 반환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상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먼저 수용 전 토지가 실제 종중재산이고, 개인 명의의 등기가 명의신탁에 따른 것이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종중재산 명의신탁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까
종중이 종중원 개인 명의의 부동산을 종중재산이라고 주장한다면 명의신탁 사실을 종중 측에서 입증해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하나의 자료만으로 판단하기보다 토지의 취득경위와 자금출처, 등기명의인과 종중의 관계, 다른 종중재산의 등기상태, 토지의 관리·사용관계, 분묘 설치와 봉제사, 재산세 등 제세공과금의 부담, 임대료 등 수익의 귀속, 등기권리증의 보관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게 됩니다.
따라서 단순히 “선산으로 오랫동안 사용했다”거나 “조상 묘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종중재산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떤 자료가 있으면 종중재산 입증에 유리할까
가장 중요한 자료 중 하나는 최초 취득경위를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종중 회비나 기존 종중재산의 매각대금으로 토지를 매수했다는 자료가 있다면 종중 소유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명의자가 당시 종중 대표자, 종손 또는 재산관리자였고, 다른 종중재산도 같은 시기에 여러 종중원 명의로 분산하여 등기했다는 자료가 있다면 명의신탁 경위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종중총회나 임원회의 회의록, 오래된 종중재산 목록, 회계장부에 해당 토지가 종중재산으로 계속 기재되어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특히 분쟁이 발생하기 오래전부터 작성된 자료라면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세금·등기권리증·토지수익도 중요한 증거가 된다
재산세를 등기명의자가 납부했다고 해서 곧바로 개인 소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종중 자금으로 세금을 냈거나 개인이 먼저 납부한 뒤 종중에서 정산했다면 실질적인 부담자는 종중일 수 있습니다.
등기권리증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이 보관했다는 사실은 개인 소유에 유리한 정황이 될 수 있지만, 그 사람이 종중재산 관리자로서 다른 종중땅의 권리증까지 함께 관리했다면 의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토지의 임대료나 사용료, 일부 토지의 매각대금 또는 과거 보상금이 종중에 귀속되어 종중 운영이나 선산 관리에 사용되었다는 자료도 종중재산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정황이 될 수 있습니다.
다른 종중재산과 비교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래된 종중 명의신탁 사건에서는 문제된 토지 하나만 살펴보기보다 다른 종중재산의 관리방식과 비교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취득한 다른 토지들도 종중원 개인 명의로 등기되었고, 일부는 이후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종중 앞으로 이전되었다면 문제된 토지 역시 같은 방식으로 명의신탁되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등기명의자가 자신의 돈으로 토지를 취득하고 세금과 관리비를 부담하면서 임대수익까지 개인적으로 가져갔다면 종중 명의신탁 주장에는 불리한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토지가 수용됐다면 보상금보다 명의신탁 입증이 먼저다
종중재산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명의신탁관계를 기초로 소유권이전등기 등 적절한 청구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수용되어 토지의 소유권이 사업시행자에게 넘어갔다면 토지 자체를 되찾기보다는 등기명의자가 받은 보상금의 귀속과 반환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핵심은 동일합니다. 보상금을 누가 받았는가보다 그 보상금의 원인이 된 토지가 실제 누구의 재산이었는지를 먼저 밝혀야 합니다.
김용일 변호사의 실무 포인트
종중 명의신탁 소송에서는 “옛날부터 우리 종중재산이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취득자금과 등기경위, 종중 회의록과 재산목록, 명의자의 종중 내 지위, 토지의 관리·사용관계, 재산세와 관리비용의 부담, 임대수익의 귀속, 등기권리증의 보관경위, 다른 종중재산의 등기 및 관리방식 등을 최대한 확보해야 합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개별 증거 하나가 아니라 여러 자료가 서로 연결되어 일관되게 종중 소유라는 사실을 뒷받침하도록 증거관계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결국 종중재산이 수용된 사건에서도 보상금 반환청구의 출발점은 종중 명의신탁의 입증입니다. 수십 년 전 토지의 취득과 등기, 이후 관리의 역사를 객관적인 자료로 얼마나 충실하게 복원할 수 있는지가 소송 결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